♣ 아버지와 아들

2004. 11. 3. 오전 1:18:44

글자









자식을 잘 키워보겠다는 아버지의 애틋한 심정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아들은 많지 않다.


반대로 자기도 똑같은 시절을 겪었을텐데

도무지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도 많다.


그래서 적의가 생기고 충돌이 벌어진다.

둘의 진정한 화해는

아들이 아버지가 된 뒤에야 이뤄지곤 한다.




*****



한 세대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세상 어려운 줄 모르고 흥청망청 돈을 써대던 서울의 대학생 아들에게

사람 만들어 보겠다며 시골 아버지가 꼬박꼬박 부치던 용돈을 끊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전보를 쳤다.

"당신 아들 굶어 죽음."


아버지의 답전은 이랬다.

"그래, 굶어 죽어라."



분노한 아들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 연락도 끊었다.

아들은 이를 악물고 일을 했다.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자식을 낳은 아들은

'굶어 죽으라'는 아버지의 전보가

자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음을 깨닫는다.


그 해 추석, 고향집을 찾았더니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유서 한 장이 있었다.



"아들아, 너를 기다리다 먼저 간다.

너를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네가 소식을 끊은 뒤 하루도 고통스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내가 보낸 전보는

네 인생의 분발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


너를 사랑했다."






(2004. 8. 19 일자. 중앙일보 분수대 - 아버지 중 일부분)











댓글 4

  • 2004년 11월 3일 오전 2:03

    드디어 후원회 방이 채워지기 시작했네요 변혜경 자매님께 감사드리고 다른 분들도 많이 들어오셨으면 좋겟네요

  • 2004년 11월 3일 오후 7:40

    죽을때 철든다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내가 부모가 되어 봐야지 나의 부모를 이해한다고,제가 지금 뼈아픈 체험을 하고있답니다.

  • 2004년 11월 4일 오전 12:16

    신부님, 최혜숙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글을 올려주시기 저도 기다립니다.

  • 2004년 11월 13일 오후 4:06

    감동의 글 나누려 올리는 마음 또한 감동입니다! 쌩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