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이정임글라라)
내 모습에서 유다와 베드로를 보다
요즘 내 짝지가 갱년기를 겪는가보다. 아침에 잘 자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기분이 언짢아 보인다 싶더니 결국 일이 터졌다. 갱년기가 아니면 나에게 말하지 않고 있는 어떤 불만이 있던가.
아무튼 좋게 말할 수 있는 일인데 나를 비난하는 조로 말을 했고 그 덕분에 내 감정은 상처를 받아 와~~ 하고 폭발을 했다. 그것도 아침 밥 하기 직전에 ...
황창연 신부님이 그러셨나 싶은데 남편들은 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밥 다 먹고 후식도 다 먹고 더 나올 게 없냐고 물어보고 하라고 하셨었다.^^
정말 식사 준비 전에 우닥닥 하고 나니 ...밥 할 맛 다 떨어졌다. ^^ 그래도 간신히 달래가며 식사 준비를 했지만 오죽했겠는가? 밥상 차려 놓고 식사하라는 소리도 하기 싫었는데 ... 억지로 했다. ^^
그 이후 계속되는 내 안의 전쟁 ... 그건 유다의 모습이었다. 나도 유다처럼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순간은 예수님이 보이지도 않았고, 예수님 말씀도 들리지도 않았다. 오직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저 맞장구를 치면서 계속 걸어갔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그 길을 ...
미사에 가면서 나의 허물을 용서하시고 그가 나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해 주십사 청하였다. 아마 ... 이때부터 조금 주님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미사 후에 레지오를 하고 와서 ...
한 숨 자고 화장실에 앉았다. ... 그리고 깨달았다. 난 주로 화장실에서 많은 묵상을 하곤 한다. 왠지는 모르지만 화장실에 앉으면 가장 마음이 정리가 잘 되고 뭔가 잘 보인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너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오늘 내 모습에서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내 마음의 어두운 밤을 말씀하시는것이고 아침에 있었던 일로 하루 종일 내 마음 안에서 있었던 그 일들을 말씀하시는 것임을 볼 수있었다. 그렇게 살았던 내 모습이 바로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예수님을 알면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 나는 베드로 사도를 닮았다고 보였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지만 베드로 사도는 그래도 예수님 곁을 떠나지는 않았다.
나 역시도 아침 미사 갈 때에 예수님께 치유해 달라고 청원기도를 드렸고 미사에 참석도 했고, 레지오도 했고, 성당 청소도 했고 ... 이런 모습이 바로 그래도 예수님을 떠나지 않았던 베드로사도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러다 닭이 울자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울었다.
아, 나도 그렇게 한 숨 자고 일어나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예수님 생각이 났다.
아, 이 모습이 바로 예수님과 베드로 사도가 서로 얼굴을 보았고 눈을 마주쳤던 모습이구나를볼 수 있었다. 예수님과 눈을 마주치는 그 순간이 깨닫는 순간이고 회개의 순간이고 화해의 순간이었음을 보았다.
반대로 유다는 ...예수님이 잡혀가셨을 때에 예수님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러니 예수님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예수님의 눈과 마주칠 수 없었다. 그것이 유다를 멸망의 길을 걷게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에 너무 지나치게 충실하게 살아가면서 아침에 있었던 그런모습으로 살아갈 때 ... 아, 예수님께서 수난하고 계심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수님은 지금도 나로 인해 수난당하시고 계셨구나 ...
주님, 그동안 참으로 셀 수 없이 당신을 모른다고 하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왔지만 ...
베드로 사도처럼 끝까지 당신을 따라왔기에 당신의 얼굴을 뵈올 수 있었고 당신의 눈과 마주칠 수 있었음을 봅니다. 앞으로도 종종 어쩌면 또 그런 모습을 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 사도처럼 당신이 계신 곳 그 어디라도 따라만 갈 수 있도록 은총으로 보호해 주십시오.
저의 죄가 아무리 커도 당신을 따라가면 용서받지 못할 죄가 없음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유다가 당신을 떠나 멸망의 길을 걸었던 그 길은 걷지 않고 베드로 사도가 걸었던 그 길로 저를 인도하여 주소서. 아멘
화장실에 앉으면 뭔가 생각이 정리가 잘 되는 것은 ...
아마도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모습이 아니던가^^
사람은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배설할 때 뭔가 마음도 시원해지는가 봅니다.^^
늘 화장실에 들어가면 신선한 마음으로 나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