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2017. 11. 8. 오전 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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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


어느 겨울날, 어떤 아버지와 아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기진맥진해서 몹시 지친 모습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만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갑자기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버지, 여기 공동묘지가 있어요. 여기서 사람들이 다 죽었나 봐요.

이제 우리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아들아,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은 근처에 마을이 있다는 뜻이란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걸어가 보자.” 


공동묘지를 보고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만 생각하면서 희망을 잃는 사람도 있지만,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은 마을이 근처에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더 희망을 갖는 사람도 있습니다.

죽음에서 희망을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신앙인들의 믿음이고 삶입니다. 


로마서 8장 24절과 25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다는 말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미 구원을 받은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구원은 미래의 일이지만 그것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곧 구원이 됩니다.



희망을 잃은 사람은 내일 받게 된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오늘 포기해버립니다.

그런 사람은 참고 견디면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신앙인이란 내일에 대한 믿음과 희망 속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믿음과 희망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믿지 못하면 희망하지 못하고, 희망이 없으면 믿지 못합니다. 


요즘에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을 해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는 일들이 자주 생깁니다.

사실 연예인이 아니라도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었던 신자들 중에서도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살을 한다는 것은 모든 희망을 잃었다는 뜻이고,

희망을 잃었다는 것은 믿음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끊는 것 자체도 큰 죄가 되는 일이지만 스스로 믿음과 희망을 버린다는 점에서도 그것은 큰 죄입니다. 


우리는 십자가가 우리를 구원한다고 믿는 사람들이지만,

십자가만 믿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십자가 너머에 부활이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핵심은 부활입니다.

그리고 부활의 핵심은 희망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려고 했을 때,

그들에게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는 믿음과 희망을 준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만일에 십자가만 있고 부활이 없었다면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부활 없는 십자가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인생이 십자가의 연속이라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이제는 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신앙을 포기하고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

또는 포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주변에서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죄가 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그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것은 당사자가 스스로 해야 할 일입니다. 


자기에게는 십자가의 고통만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만 있다고,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억울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없는 부활은 부활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땀 흘려 일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생긴 돈은 하느님의 선물이 아니라 사탄의 장난입니다.

그런 것을 행운이라고 부러워하거나 희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아픔과 슬픔을 겪지 않고 부귀영화만 누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몇 번씩 고통과 아픔과 슬픔을 겪는 것이 인생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십자가에서 부활을 보지 못하고 죽음만 보면서 스스로 절망하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십자가에서 부활을 바라보고,

고통 속에서도 행복과 기쁨을 찾고 희망하면서 견디어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시신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하고 절망하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을 깨닫고 기뻐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업에 실패해도, 시험에 불합격해도, 병에 걸려도, 무슨 사고를 당해도 그것은 끝이 아닙니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끝납니다.

눈앞이 캄캄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바로 그때가 더욱 믿음과 희망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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