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 서울동부구치소로
조권형 기자 입력 2018.03.23. 00:18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23년 만에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자 신세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를 피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서울구치소에는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어 교정당국이 내부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의 수감 장소를 서울동부구치소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있는 서울구치소 피해
12.01㎡ 독거실 크기 방 제공
식사 등은 일반수용자와 동일

22일 검찰은 법원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전달받아 자택에 있던 이 전 대통령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호송했다. 영장 집행에는 송정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함께했다. 통상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하는 대형 사건의 피의자들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하지만 서울구치소에는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어 교정당국이 내부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의 수감 장소를 서울동부구치소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이 전 대통령과 공범관계인 다른 피의자들이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구치소에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수감돼 있다.
서울동부구치소 측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의 12.01㎡(3.2평) 독거실과 유사한 크기의 방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는 일반 수용자들이 쓰는 독거실 6.56㎡(1.9평)보다 넓은 것이다. 다만 법무부는 침구류 등 집기와 식사 등 다른 조건은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검찰의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아 기소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을 때 어느 법정에서 재판이 열릴지도 관심이 쏠린다. 법정은 사건을 맡을 재판부가 결정하지만 과거 관례를 보면 전직 대통령 사건을 다뤘던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은 대법원 대법정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제외하면 전국 법원(헌재 포함) 재판정 중 가장 크다. 노태우·전두환·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재벌 총수들의 재판도 이곳에서 열렸다. 현재 417호 법정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재판부끼리 논의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다른 법정으로 옮기고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을 이곳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권형·이종혁기자 buzz@sedaily.com

[단독] MB경찰 '좌파 무력화' 여론전 기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찰의 불법사찰 문건을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당시 경찰 보고서에는 좌파에 대응하는 부처별 ‘노하우’를 교류하고, 우파단체·탈북자·네티즌 등을 활용해 온라인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실제 경찰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이 전 대통령에게 올라간 직후인 2011년 초부터 “건전한 인터넷 여론 형성으로 사회 혼란을 방지하겠다”며 온라인 댓글 공작을 벌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 2010년 12월께 경찰은 ‘온·오프라인 좌파세력 투쟁여건 무력화’라는 보고서를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당시 경찰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4대강 반대 등으로 좌파가 결집하고, 한-미 에프티에이(FTA) 국회 비준을 앞두고 이들의 여론전이 최고조가 될 수 있다’며 ‘좌파 투쟁에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어떻게 여론전을 펼쳐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했다. 경찰은 부처별로 트위터·블로그 등에서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노하우를 교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기 위해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당시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불법 정치·선거 개입을 위한 댓글 작업에 한창이었다. 경찰도 이 보고서가 작성된 이듬해 곧바로 댓글 공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 이 보고서가 ‘경찰 댓글 공작의 출발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들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좌파’로 몰아세우며 노골적 압박 의도를 드러냈다. 경찰은 “좌파들에 대해 재정적·사회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민주노총 무력화를 위해 노조 전임자들에 대한 ‘타임오프제’를 잘 지키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도입된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노사교섭, 산업안정 등 일부 업무에 한해서만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경찰은 또 “우파단체, 탈북자, 네티즌을 활용해 (좌파) 내부의 부조리를 드러내고 종북이라는 인식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찰이 선제적으로 좌파 첩보를 조기에 수집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검찰이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서 압수한 이 보고서들은 경찰이 쓰는 양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 영포빌딩 지하창고에서 압수된 60여건의 ‘경찰 작성 사찰문건’은 경찰이 치안정보를 수집한다는 명분 아래 어떻게 일상적인 사찰을 저질러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경찰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등에 대한 동향을 파악해 탄압을 모색했고, 업무와 관련이 없는 ‘대통령 부부의 이미지 제고 방안’ 등 아부성 보고서를 올리기도 했다.
■ “좌파언론에 광고하는 기업 세무조사”
경찰이 작성한 사찰문건은 선거를 앞두고 더 노골적인 내용을 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6월 작성된 ‘좌파세력 최근 분위기’라는 문건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당시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던 때로 경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하게 요구될 때였다. 하지만 경찰은 “정치자금에 대해 집중 수사해 좌파에 대한 세 위축이 필요하다”며 “정부·지자체 보조금에서 좌파를 철저히 배제하고, 대학교수 등 좌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의 연구자금을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행정안전부 지원사업과 관련해서 더 많은 보수단체를 참여시킬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국정원의 보고서와 판박이로, 경찰 역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공작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 외에도 경찰은 ‘좌파의 지방선거 활동 전망 및 고려사항’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 및 대응방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당 승리 위한 대책 제시’ 문건도 작성했다고 한다. 실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보수단체는 박원순 시장이 상임이사를 지낸 아름다운재단·희망제작소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잇달아 고발했다.
언론탄압을 기획한 흔적도 나온다. 경찰은 “국세청 특별팀을 구성해 좌파언론에 대한 (기업의) 광고 빈도를 분석해 과도하게 광고하는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공개적 세무조사 시 역효과가 우려되니 몇 개 기업을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대통령 고향마을 풍수가들에게 인기”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보고서들은 ‘아부성 멘트’가 가득했다. 경찰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08년 5월 ‘이 전 대통령의 고향마을 분위기’라며 “풍수가들 사이에서 마을 인기가 좋다.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시골의 소박함을 느낄 수 있어 방문객들의 자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방문하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다리를 개보수하고, 또 계절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 전 대통령 입간판 등 홍보시설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담았다고 한다. 그 뒤 포항시는 2010년 15억원을 들여 이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홍보하는 덕실관을 건축하는가 하면, 40억원을 투자해 덕실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해 말에는 ‘대통령 부부 이미지’까지 고민한 보고서도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경점, 스타일리스트 등의 얘기를 들어 이 전 대통령이 검은색 뿔테 안경과 빨간색 넥타이로 더 부드러운 이미지를 낼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2월 백내장 수술 뒤 보호용으로 동그란 검은 뿔테 안경을 썼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수인번호 '503' 박근혜와 '716' 이명박의 소름돋는 비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716번'으로 부여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관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23일 110억 원대 뇌물 수수와 350억 원에 달하는 횡령·비자금 조성 등 10여 개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
입소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이라는 호칭 대신 수인번호 '716'으로 불리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는 법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로 구금되어 있는 남성 피의자에게 할당된 번호 중 컴퓨터가 무작위로 뽑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로써 헌정 사상 네 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이이자 제17, 18대 대통령이 나란히 구치소에 갇혔다.
앞서 지난해 3월 31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구치소에서 이름이나 직함 대신 수인번호 '503'으로 불리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두고 누리꾼들은 소름돋는 비밀을 찾아냈다며 놀라워 했다.
연합뉴스
바로 두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더한 숫자다.
박근혜전 대통령의 '503'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716'을 더하면 '1219'가 되는데 이것을 날짜로 보면 '12월 19일'이 된다.
이날은 다름 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일이자 김윤옥 여사와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연합뉴스
일부 누리꾼들은 이 날짜에 대해 "짜여진 각본같다",
"우주의 기운이 느껴진다", "두 사람은 운명이다"등의 댓글을 남기며 흥미로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한 의미부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는 새로 지은 건물로 다른 구치소에 비해 깔끔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12층에는 운동시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07㎡, 4평 정도 규모의 방에는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