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적 김정은-승부사 트럼프.. 사전접촉도 없이 '역사적 합의'

2018. 3. 10. 오전 8: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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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
 입력 2018.03.10. 06:00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의 '징검다리 회담' 되나

文대통령, 북미회담 前 성과도출 위한 사전정지 주력 전망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현 기자,서미선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제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4월말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5월 중에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립과 긴장일로를 걷던 한반도의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급반전하게 됐다.

당초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개최’를 언급했었지만, 방미대표단이자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수석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보좌관과 조율해 'by May'(5월 이전)로 합의문 발표가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4월 얘기도 있었는데, 우선 남북이 만나고 난 뒤 북미가 만나는 게 좋겠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말씀을 해서 시기가 5월로 조금 늦춰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4월을 얘기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큼 그 의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5월 중 개최가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정지'를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를 남북한 합의사항으로 공식화한 뒤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진전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 등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오긴 어럽겠지만, 북미대화에서 다뤄질 비핵화의 조건 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 회담'이 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북미회담의 시간과 장소 등을 북한과 미국이 주도가 돼서 하겠지만 우리 정부도 중재자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내에선 남북정상회담에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와 함께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뒤이은 북미정상회담에선 북한의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관계 정상화 등의 결과물을 내는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추후 남북미 3자 정상이 회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성사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분이 만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며 "(두 정상의)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회담에 이어 북미회담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까진 불투명하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있는 비핵화'(CVID)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확실한 체제보장이 이뤄지기 전까진 현재의 수준에서 핵을 동결하는 쪽으로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아직 갈 길이 멀다. 낙관도, 예상도 어렵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gayunlove@news1.kr



저돌적 김정은-승부사 트럼프.. 사전접촉도 없이 '역사적 합의'


[트럼프-김정은 5월 회담]두 외교신인, 기존 北-美대화 틀 깼다

[동아일보] 2018.03.10. 03: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초청을, 단박 수락으로 받아쳤다. 지난해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서로 인신공격성 비난을 주고받았던 두 지도자가 올해는 삽시간에 정반대의 대화 기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트럼프, 김정은의 정치적 기질과 각자가 처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과거와 다른 길 걷겠다”는 의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 개최합의는 19년 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이 1999년 10월 ‘페리 프로세스(북 도발중지와 대북제재 해제→북 핵미사일 개발 중지→북-미 관계 정상화)’를 내놓은 뒤에도 북-미대화는 ‘달팽이 걸음’을 걸었다. 서로 평양과 워싱턴에 특사를 보내며 이견을 좁혀갔지만 1년 넘게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하다가 2011년 11월 미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상회담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번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뒤 67일 만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여태껏 공개적인 북-미 접촉조차 한 번 없는 상황에서 “일단 봅시다”라고 합의한 것.

과거와 전혀 다른 대화의 판이 벌어지게 된 것은 결국 두 사람의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다. 둘은 외교무대에서는 신인이다. 2011년 12월 집권한 김정은은 그동안 7차례 외교사절을 맞았을 뿐이고, 5일 대북 특사단을 맞으면서 북핵 외교 무대에 직접 등판했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또한 지난해 1월 취임 후에 외교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외교신인들’이 새롭게 협상의 틀을 짠 것은 과거 실패한 북-미대화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트럼프는 “지난 25년 동안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주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북한은 합의 다음 날부터 핵 연구를 시작했다”며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강조한 바 있다.

화끈하다 못해 종종 예측이 불가능한 면모의 지도자들이 ‘링’에 오른 만큼 협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과를 나온 포병 지휘관 출신인 김정은은 반대파 숙청을 주저하지 않는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트럼프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이 갖는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역전시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과 트럼프 모두 화끈하고, 스포트라이트 받는 걸 좋아한다. 정상회담에서 파격적인 타결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두 정상 모두 변화 절실

두 정상이 처한 환경적 요인도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었다. 북한은 지난해 탄도미사일 20발을 발사하고, 6차 핵실험을 진행해 세 차례의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장기화하면서 달러가 마르고, 평양 시내 주유소 기름통이 바닥나면서 어떤 식으로든 상황 변화가 필요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 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이제 도발에서 대화로 국면을 전환시켜도 김정은이 손해 볼 것은 없다.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북한 파괴”를 외쳤던 트럼프 대통령 또한 어떤 식으로든 국면 전환이 절실하다. 7일(현지 시간)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최저치인 35% 이후 고작 3%포인트 반등하는 데 그쳤다.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러시아 스캔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김정은과의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은 최고의 카드 중 하나다.

특히 미국인들이 김정은 집권 후 북핵을 실질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만큼 북핵의 평화적 해결은 트럼프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여론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슈다. 실제로 트럼프 비판에 앞장섰던 미 주류 언론들조차 회담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루크 메서 미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성공하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생 협상을 벌였고 스스로 ‘거래의 달인’으로 칭하는 트럼프인 만큼 김정은과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이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인찬 hic@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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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북풍몰이 회의론.."대북압력만 강조땐 韓·中 협력안할 것"
韓, '중재 외교'로 존재감 부각.."북미 교섭 멋지게 성공시켰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계기로 대북 압력 강화만을 줄기차게 주장해오던 일본에서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위협을 '국난'이라고 강조하며 국내 정치에 이용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0일 "북미가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강경파로 북한에 대한 압력노선을 주도해온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기존의 입장을 갑자기 바꿔 북한과 대화를 하기로 했다며 "완전히 일본의 머리 위에서 (일본을 배제한 채) 정해졌다. 일본이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한 전직 방위상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상황주시하는 일본(CG) [연합뉴스TV 제공]

아베 총리는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북한의 도발을 소재로 '북풍(北風)몰이'를 한 끝에 압승했고, 이를 빌미로 방위력 증강에 열을 올려왔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육상형 이지스(이지스 어쇼어)의 배치 계획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전제로 해 온 아베 정권의 안전보장 정책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야부나카 미도시(藪中三十二) 리쓰메이칸(立命館)대 특별초빙교수는 아사히에 "북미정상회담의 급격한 전개에 일본이 방관자로서 배제된 감이 있다. 일본 외교를 신속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본종합연구소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도 마이니치신문에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미국, 중국과 제대로 연대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압력만 강조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허심탄회하게 일본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대북 압력 일변도 정책을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소식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 거리 대형 전광판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16일 미국에 보내 카운터파트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북미간 협상 로드맵에 대한 일본의 의견을 전할 계획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는 한편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성과를 부각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끈기있게 호소해온 남북 대화를 통해 북미간 정상회담을 중개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특사단과 만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북특사 단장이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소개 기사를 별도로 게재해 "미국 백악관 내에도 인맥이 있으며 경제 분야에서 정통한 인물"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야부나가 교수는 아사히에 "북미 대화가 열린다는 역사적인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도,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아닌 정의용 실장이 했다는 것은 상당히 상징적"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미국을 북미 교섭노선으로 인도하는데 멋지게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소식 1면에 전하는 일본 석간 신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9일 일본 주요 석간 신문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소식을 1면에 전하고 있다. 2018.3.9 bkkim@yna.co.kr

전날 석간 신문을 통해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소식을 전한 일본 신문들은 이날 조간 신문에서도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신문들은 북미간 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에 이어지길 기원하면서도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아사히신문)이라거나 "회담이 잘못되면 미국이 군사행동을 취하는 쪽으로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요미우리신문)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측의 부담이 적은 판문점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다. 중국, 러시아가 개최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될 수도 있지만, 준비할 시간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다"며 "오는 9월 유엔 총회에 맞춰 미국 뉴욕에서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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