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농단' 최순실에 징역 25년형 구형

2017. 12. 14. 오후 4:22:46

글자


 

검찰, '국정농단' 최순실에 징역 25년형 구형

김종훈 기자 입력 2017.12.14. 15:05


작년 11월 구속기소후 13개월만에 결심공판, 직권남용·강요·기밀유출 등 혐의

최순실씨./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65)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씨(61)에 대해 검찰이 징역 25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 등의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 징역 25년형과 벌금 1185억원, 77억9700여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최씨는 40년 지기인 박 전 대통령을 통해 국정에 개입하고 대기업들을 압박해 각종 이권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기업 자금 774억원을 강제로 끌어모아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최씨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문화·체육사업을 두 재단에게 몰아주고, 이 사업들을 자신이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에 다시 넘기는 식으로 이득을 챙기려 했다.

차은택씨, 고영태씨 등 최씨의 핵심 측근들은 수족처럼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차씨는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하라는 최씨 지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컴투게더 대표를 겁박했다. 고씨 역시 최씨 지시로 대기업 수뇌부들과 접촉했다. 포스코, KT, GKL 등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최씨로부터 이권을 내놓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씨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나은행이 없던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최씨의 '조력자'인 이상화씨를 승진시킨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삼성그룹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특히 집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부터 이재용 부회장(49)을 독대해 현안 해결을 조건으로 최씨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삼성 자금 204억원, 장시호씨(38) 회사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삼성 자금 16억원, 삼성이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보태기로 약속한 213억원 전부를 뇌물로 봤다.

또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탈락한 롯데·SK그룹을 상대로도 현안 해결을 약속하고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는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 명목으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입금했다가 돌려받았다. SK도 89억 지원 요구를 받았으나 문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선 뇌물공여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박 전 대통령, 최씨와 함께 기소했다.

최씨는 국가정보원장, 금융위원장 등 정부 요인들의 인사 문건 등 총 47건의 기밀 문건을 무단으로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이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어떻게 발언할지까지 정해주는 등 국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제기부터 재판 구형까지(종합)


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몰고 온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심 결심공판을 마치고 휠체어를 탄 채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순실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천185억원, 추징금 77억9천735만원을 구형했다. 서울=연합뉴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 최순실(61)씨가 13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하는 결심 공판에서 감정의 동요를 드러내며 무너졌다. 징역 25년 구형 순간에도 검찰을 향해 여유를 보이던 최씨는 재판 진행 도중 점차 격앙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재판에서 조기 퇴정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최씨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등 18개 혐의 관련 결심 공판에서 미리 준비해 온 종이를 꺼내든 최씨는 “검찰의 구형 낭독을 보며 가슴이 멈출 것 같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사익을 취한 적이 없는데 검찰에서 1,000억원대 벌금을 물리는 것은 사회주의에서 재산을 몰수하는 것보다 더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통상 재판은 검찰 구형과 변호인 최후변론, 피고인 최후진술 순서로 진행되지만 이날 최씨가 검찰 구형 뒤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건강 이상을 호소하자 재판부는 다른 피고인 변호인들의 최후변론보다 앞서 최후 진술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최씨는 검찰과 특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정호성 비서관과 오랜 인연으로 대통령을 도운 사실은 있지만, 그것이 국정농단이라면 지금 대통령이나 과거 대통령들도 그런 사람이 없지는 않다”며 “1년이 지난 지금도 수사는 여전히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강변했다. 검사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편파 수사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재판장 제지까지 받았다.

크게 울다가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혐의는 또박또박 부인했다. 특히 관행을 이유로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행위를 정당화했다. 최씨는 “과거 정권도 모든 기업에서 돈을 받고 출연해서 재단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어떻게 대통령과 공모하면서까지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재단을 먹으려 했다고 몰고 가느냐”며 “저는 억울해서 더 이상 살고 싶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기획론’도 재차 들고 나왔다. 최씨는 “저는 더블루케이가 잘 되길 바라는 조언자에 불과했다. 고씨 등이 저를 이용하는 걸 알게 돼서 그만두려 하자 고씨가 저를 국정농단자로 제보하는 기획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영태의 압박과 협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할 땐 큰소리로 오열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겪은 고통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강한 모습에 존경과 신뢰를 가졌기 때문에 40년 동안 곁에서 지킨 것 뿐”이라며 “인생동반자라고 하는데, 같이 산 연인이라는 건가 뭔가?”라고 소리질렀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있으면서 투명인간 같이 살았고, 개인의 삶은 실종됐다. 결국 가족들의 희생을 가져왔다”며 회한을 드러내기도 했다. 23분간 진술을 마친 최씨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을 먼저 떠났다. 앞서 재판 초반 검찰과 특검이 의견진술에서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후안무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징역 25년 중형을 구형할 때도 입 꼬리를 올리며 비웃는 표정을 내보였던 최씨는 한 차례 휴정을 기점으로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최씨 측 변호인 최후 변론 도중 재판이 휴정 되자 법정을 빠져 나가던 최씨는 검찰을 노려보며 무슨 말을 하려다 교도관에게 제지를 당했고 이후 법정 옆 구치감에서는 “아아아악”하는 고성이 수 차례 들렸다. 놀란 법정 경위들은 황급히 피고인 대기실로 들어가 최씨 상태를 살폈고, 이후 재판부는 휴정을 연장했다. 다시 재판에 돌아 온 최씨는 휴지로 연신 눈가와 입가를 훔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사익 추구 협력" 安, 벌금 1억.. '뇌물공여' 辛, 추징금 70억원


[서울신문]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61)씨와 함께 결심 공판을 받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국정 농단 사태 이전에 최씨를 알지 못했다며 공모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도 공익사업에 지원한 것뿐이라며 뇌물 관계를 부정했다.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에 대해 “차관급의 수석비서관으로 중립적 위치에서 공익을 추구했어야 함에도 정무직 공무원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위법·부당하게 권한을 사용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사익 추구에 협력했다”고 질타하며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로 받은 가방 두 점과 추징금 4000여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부터 결심 절차가 진행됐지만, 최씨 측의 최후변론과 진술이 이어지면서 안 전 수석 측은 오후 6시가 돼서야 최후 변론을 시작했다.

안 전 수석은 최후 진술에서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비롯해 대규모 수사가 이뤄진 것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참모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가와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전 정부에서 문화융성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 설립됐고, 최씨가 두 재단에 개입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또 “외환위기 책임자라는 여론 때문에 김영삼 정권이 추진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유보되면서 고액 소득자는 고금리 혜택을 받으며 세 부담은 반으로 줄었다”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외교 결합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 정부 정책의 선별적 계승을 주장했다.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의 구형을 받은 신 회장의 변호인은 기업의 준조세 관행을 언급하며 “현안이 없는 기업은 없을 것이고, 산업정책을 설립하는 정부가 기업별 현안을 아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공익사업을 위해 기업들이 준조세 성격으로 지원한 것을 뇌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인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재승인을 기대하고 뇌물로 70억원을 건넨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을 두고 “재계 5위 그룹의 오너로서 자신의 경영권 지배 강화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최고 권력자에게 청탁하고 뇌물까지 공여했다”면서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오후 7시를 넘겨 가장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신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적극 방어하는 대신 “공정한 재판 진행을 통해 충분히 변론 기회를 주시고 경청해 주신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부디 억울한 쪽이 없도록 깊이 살펴봐 달라”는 짧은 당부로 최후변론을 마쳤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