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간단하면서 강력한 무기 " 공 돌리기 "

2008. 2. 15. 오후 3:32:53

글자
가볍게 읽으세요...  내용은 또 경어체를 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축구에 있어 볼 점유율이 중요하지는 않다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수비수가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리는 것이 점유율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볼점유율이 경기 지배를 의미 하지는 않는다란 의미에서라고 한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지 않고 전방으로 빠르게 패스만 한다. 면 수비수의 볼 터치 횟수는 급격히 줄어 들지도 모르고 수비수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불합리할 지도 모른다. 골피커의 볼터치 횟수가 많다면 상대방으로 부터 공격을 그만큼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에 수비수의 볼터치 횟수도 그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 할 수도 있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는 것이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수비수는 불평등 사회에서 살아야만 할 지도 모른다. 수비수가 볼 돌리는 행위는 재미차원에서 본다면 축구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비수가 볼 돌리는 것은 현대축구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행위이다

"격투기 선수가 현란하고 복잡한 여러가지 기술을 익혀도 그것을 실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다. 간단하고 효과적인 기술을 한두가지 집중적으로 익혀서 그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그 기술은 치명적인 실전무기가 될 것이다"

어느 택견고수의 말 이다



축구도 이와같다. 단순하고 간단한 전술이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될 수 있으며 "수비수의 볼 돌리기"가 바로 그것이다

축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첼시의 경기를 본다면 지루한 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특히 상대수비를 휘젓는 로벤이 결장한다면 더욱더 지루해 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금만 참고 경기를 지켜본다면  "이팀은 꽤 조직적인데.. 흠,, 어느팀도 이팀을 쉽게 공략할 수 없을것 같아.." 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직력이 매우 좋다 라고 느끼는 부분은 패스가 쉴새없이 이어진다는 것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패스를 주고 받는 모습에서 판단했을 것이다

조직력이 강한 팀은 패스가 분명 원할하게 이어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물흐르 듯이 자연스러운 패스연결의 출발점이 수비수의 볼돌리기로 시작되고, 패스연결의 구성부분이 많은 부분에서 횡패스,백패스연결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주는 스루패스나 전진패스를 완전히 배제하고 패스연결만 보면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볼 돌리기 연습하듯 주고 받고 하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첼시의 선수들은 볼 돌리기의 일인자들 같다. PSV의 선수들은 더 심하다 경기의 대부분을 볼을 돌리는 시간으로 메우는 것 같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면 공격루트를 잘 찾지 못해서, 또는 돌파력이 부족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볼 돌리기는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다

수비수가 서로 볼을 돌리면 수비형미드필더가 볼을 받고 상대가 압박하면 다시 백패스하고 볼을 받은 수비수는 반대편으로 볼을 돌리고 다시 다른 미드필더가 내려와 볼을 받고,, 여러차례 횡패스,백패스를 연결하다. 중앙에 공간이 생기면 전진패스를 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시 백패스하는 것을 수차레 반복하는 것이 볼돌리기 전술이다.

이러한 볼돌리기 전술은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다

끊임없이 볼을 돌리면 상대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육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지친다. 반대로 우리의 체력은 비축할 수 있다. 계속 볼을 돌리면 상대방은 쫓아 다니다 멈추게 된다. 즉 압박이 느슨해 진다 상대의 압박을 피하는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다. 압박이 느슨해지면 결국 상대는 뒷걸을 치게 되고 수비라인은 뒤로 쳐지고 수비라인에서 볼돌리던 것이 하프라인으로 올라가게 되고 좀더 능숙하게 볼을 돌리면 상대진영 깊숙한 곳까지 점령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면 미드필더의 공간은 열리고 상대 수비수의 간격이 벌어진다. 상대는 결국 헛점을 보이게 되고 이 허점을 살리면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 분명히 우리 청소년팀은 브라질보다 체력적으로 더 우수 했으나 경기에서는 브라질이 체력적으로 우리를 압도했다 그것은 브라질이 볼 돌리기 전술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전의 두번째 실점은 상대의 볼돌리기에 말려들어 우리 수비가 중거리 슛을 할 수 있는 간격을 벌려줬기 때문이다 집중력과 체력이 좋았다면 간격을 좁혀 슛을 막을 수도 있었으나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급격히 하향세로 접어드는 시점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수비수의 볼돌기기는 이러한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며 수비수의 볼돌리기는 미드필더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수비수가 볼을 볼릴때 반드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와 볼을 받아야 하며 수비수가 볼을 돌릴때 다른 미드필더 들이 중앙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현대축구에서 홀더와 앵커맨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 있다

우리는 무의미한 백패스의 남발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는다. 볼을 받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다가 백패스를 한다면 그것은 무의미 하다. 그러나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전체적으로 호흡하며 함께 망성임없이 간결하게 볼을 돌린다면 그것은 유의미성을 획득할 수 있다.

과거 축구에서 수비수가 볼을 돌리면 그것을 스토링 플레이 또는 콘트롤 플레이라고 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단순히 리듬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축구에서는 이러한 개념은 충분치 않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는 것은 압박을 피함과 동시에 전술,적극적인 공격작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비수가 볼을 돌려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개인적인 볼 키핑력은 매우 중요시하면서 볼 점유율 즉 팀의 키핑력을 등한시 하는 것은 모순일 것이다!

미드필더들이 짧은 패스를 창의적으로 엮어가는 세밀한 플레이,상대수비를 능수능란하게 패스로 무너 뜨리는 고도의 플레이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볼돌리기 전술을 철저히 익혔을때 가능하게 된다. 스페인과 같이 섬세하게 패스연결을 시도하여 창조적으로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해도 참을성 있게 볼돌기기 전술을 사용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다면 분명히 득점찬스를 얻을 수 있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는 것이 쉽게 보여도 결코 쉽지 않다. 인터셉트 당하면 바로 실점과 연결되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는 것은 팀플레이가 살아나게 하는 원동력이며 국면전환의 시발점이다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아르헨티나와 독일과의 시합은 이를 잘 보여준다. 경기초반 아르헨티나는 독일의 거센 압박에 밀려 이렇다할 패스를 할 수가 없었다 숨쉴수 없는 압박에 다급한 순간을 롱패스로 모면하면서 겨우 버틸 수 있었다. 국면전환을 위해 아르헨티나는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볼을 돌리며 상대가 가라앉기를 차분히 기다렸다. 볼을 돌리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고 조직력을 가다듬자 팀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비록 실점은 하였지만 팀플레이가 살아나자 아르헨티나다운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으며 곧바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수비수들이 볼을 돌리는 행위는 지루하고 무용한 것이 아니라 공격적인 플레이다. 공격은 공격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비수들이 자기위치를 벗어나 상대 문전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비수는 나름대로 공격을 하고 있다

다만 "공격수와 다른 방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볼을 돌리는 전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유있게 볼을 돌릴수 있는 타이밍을 최대한 빨리 얻어내는 것이다.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볼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져오는가가 수비와 미드필더의 능력이면서 전체 조직력의 핵심부분이다. 수비조직력을 커버플레이,볼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삼각형이 유기적으로 형성되는 고난이도의 집합체로 생각하면 너무 복잡해진다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시작되면 양팀은 사력을 다해 미드필더에서 기세싸움이 벌어진다. 압박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고 미드필더의 무브먼트와 체격이 약한 팀은 점점 밀리게 된다. 중원 장악에 실패하고 밀리면 수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볼을 멀리 차내는 것, 롱패스 위주의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때 리듬을 되찾아 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수비진이 안정적으로 볼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직력이 좋은 팀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이 공간을 확보해서 볼을 돌리면서 리듬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패스를 통해 새롭게 튜닝하고 템포를 조절한다

"안정적으로 볼을 돌리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미드필더와 수비조직력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수비와 미드필더들이 볼을 돌리는 것은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그런데 기본적인 것이야 말로 최고의 가치이다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능력이 떨어지면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끈기있게 볼을 돌리고 패스연결을 좀더 빨리하는 방법을 찾아내어 템포를 올리면 상대는 지치고 집중력을 상실한다



기본적은 것을 추구하면 보다 쉽게 세련된 모습을 만들 수 있다

브라질 유소년 클럽을 소개할때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이 볼을 던져주면 가슴으로 받아 정확히 자신의 발로 통제하는 훈련 모습이다. 아르헨티나 청소년팀은 경기전 30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트래핑 연습만으로 몸을 푸는 장면을 우리나라에서 보여준 적이 있다

호나우딩요는 드로인할때 볼 보이가 던져주는 정확히 가슴으로 받고 다시 발로 리프팅하는 장면을 연출하곤 한다. 가벼운 몸 동작이지만 멋스럽고 세련되어 보인다 경기중에도 공중볼을 가슴으로 받으면서 상체를 비틀어서 볼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드리블 해나간다

이영표나 호나우도의 스텝오버에 이어지는 드리블은 화려하고 다이나믹하다. 이와달리 강하고 빠른 패스를 정확히 자기발에 붙이고 턴 동작으로 이어지는 리켈메의 모습을 우리는 엘레강스라고 부른다. 화려한 기술에 감탄사가 나오지만 기본적인 것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것은 또다른 매력이며 그것은 클래식이다

이러한 면에서 PSV는 가히 클래식이라 불릴만 하다. 챔스언스 리그에서 AC밀란을 끊임없는 볼돌리기 전술로 요리하는 모습을 목도한바 있다. 단순한 전술에 AC밀란은 무력감에 빠졌고 체력적 부담을 노출했다. 볼을 끊임없이 돌리면서 상대의 헛점을 기다리는 전술은 대단한 인내심,집중력,빠르게 자기 위치와 공간을 확보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볼만 돌리다가 아무런 소득이 없이 경기를 마칠 수도 있다 서너경기를 치뤄야 볼을 뺏기기 않고 패스를 연결하는 법을 익힐 수 도 있다 그러나 패스연결의 완성도와 속도를 보다 높인다면 경기템포를 상당히 끌어 올릴 수있다

케이리그 선수들은 대단히 열심히 뛴다 상대문전에 도달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러나 경기템포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 그것은 공격의 흐름이 양팀다 더무 빨리 끊기는데 있다. 서너번의 패스 후엔 거의 공격권을 넘겨준다 공격권이 너무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체력의 낭비가 많다. 공격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으면 템포는 처지고 여기에 파울의 빈도가 높아지면 경기속도는 더 떨어진다.

한쪽이 일방적인 수비모드로 들어가도 마찬가지이다 크로스가 올라오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빠르다. 서너번의 패스 후에 성급하게 크로스가 올라가기 때문에 수비는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성급한 공격 보다는 수비수의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시점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쉽게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공격수에게 맞춰진 촛점을 수비수로 옮겨 간다면 축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마련할 수 있고 그 창을 통해 또다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수비수 숨결이 느껴진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공격의 출발이 수비로 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수비수가 공격진으로 좋은 패스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이 잘되어 있는 팀의 경기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수비가 볼을 좌우로 돌릴때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같이 그 흐름에 맞춰 좌우로 움직이며 리듬을 맞추는 것을 볼 수 있다.

팀전체가 수비수가 돌리는 패스의 지휘에 맞게 춤추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상대압박을 빠르게 무력화 시키고 볼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면 수비수는 볼을 돌리면서 미드필더진이 자리를 잡도록 기다리고 이때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와 볼을 받는 순간 조직은 서곡을 마치고 다음 악장을 연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축구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추구하는 철학도 다르고 칼라도 틀리다. 시각 또한 현저히 다르다. 아스날과 같이 엄청난 속도로 공격을 감행하는 팀도 있도 리버풀처럼 카운트 어택을 채택하는 팀도 있다. 개성이 다르듯이 축구도 다양하다. 우리는 수비수의 액션을 긍정적으로 다른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좀더 풍부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적인 짧은 패스을 엮어가는것,수비를 허둥대게 만드는 예리한 패스를 수없이 퍼붓는것,빠른 공수전환, 서서히 크레센도하여 상대문전에서 급피치를 올리는 공격 등등의 고도의 조직체가 최종목표라고 할때 그것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단계를 밟아야 한다

전체선수가 하나되어 전후좌우로 패스를 돌리면서 상대의 진을 빼놓고 집중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단순한 전술은 그 목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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