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얀 반 에이크...(그림이 화려하고 아름다워 올립니다.)

2012. 6. 26. 오전 9:44:37

글자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1385-1441)는

내면의 영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화가이다.

그는 자기 그림의 구석구석을 성경의 상징으로 신비롭게 표현했다.

그래서 상징의 의미를 알고 나면 모두가 감탄한다.

그는 일상적인 사물을 사실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물에 성경의 의미를 내포하여 사람들에게 영적 감동을 준다.

그가 1425-30년경에 그린 <주님 탄생 예고>는 영적 감동을 주는 대표적인 그림이다.

이 그림은 루카복음 1장 26-38절의 말씀이 그 배경이다.

 

그는 고딕성당건물을 배경으로 주님 탄생 예고 장면을 그렸다.

후벽의 윗부분에는 오직 하나의 창문이 있다.

그 창문에는 아버지 하느님이 그려져 있고,

하느님은 십계 판과 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리고 푸른색 만돌라가 하느님을 에워싸고 있고,

그 위에 붉은 세라핌이 양쪽으로 서 있다.

이것은 구약의 하느님을 묘사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모세에게 십계 판을 주셨고,

모세는 십계 판을 넣어 두는 계약의 궤를 만들었다.

계약의 궤 위에는 케루빔들을 세웠고,

케루빔들은 계약의 궤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약의 궤는 신성시 되었다.

 

그런데 그 아래에 세 개의 창문이 있다.

그리고 가운데 창문의 중앙에 마리아의 머리가 있고,

비둘기가 마리아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중앙의 창문과 비둘기의 광선이 만나는 지점에 마리아가 있다.

이것은 마리아를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잉태되심을 알리는 것이다.

이것으로 신약의 하느님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되셨다.

그래서 화가는 창문들을 통해 본체로는 하나이지만

세 위격을 지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화가는 후벽과 바닥에 구약성경의 장면들을 묘사하여

육화의 신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후벽 윗부분에는 메시아로 오시는 예수님을 예견하는 모세가 그려져 있다.

오른쪽은 파라오의 딸이 아기 모세를 강에서 건지는 장면이고,

왼쪽은 모세가 십계 판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다.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할 참된 임금이며,

율법의 완성자이기 때문이다.

 

또 후벽 중앙에 있는 두 개의 원형 창에는

이사악이 야곱을 축복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사악은 야곱에게 장자상속권을 주고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었다.

그래서 이사악은 야곱에게 목자의 권한을 상징하는 지팡이를 주고 있다.

그리고 야곱은 하느님에게서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예수님은 참된 목자이며,

새로운 이스라엘인 교회에 성령을 보내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삼손과 다윗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삼손은 필리스티나 제후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앙의 기둥을 잡고서 무너트리고 있다.

이것은 아모스서 9장 1절의 말씀을 연상시킨다.

“기둥머리를 쳐서 문지방들이 흔들리게 하고,

기둥들이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떨어지게 하여라.

그들 가운데 살아남는 자들은 내가 칼로 죽이리라.”(아모스 9,1)

 

소년 다윗은 필리스티아 장수 골리앗의 머리를 베고 있다.

이것은 아모스서 9장 11절의 말씀을 연상시킨다.

“그날에 나는 무너진 다윗의 초막을 다시 일으키리라.

벌어진 곳은 메우고

허물어진 곳은 일으켜서

그것을 옛날처럼 다시 세우리라.”(아모스 9,11)

 

하느님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는 것이라는 게 놀랍다.

그래서 가브리엘 대천사는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마리아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를 ‘성령의 궁전’(Temple of the Holy Spirit)이 되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통해 새로운 이스라엘인 ‘교회’(House of Israel)를 탄생하게 했다.

이것이 육화의 신비다.

 

화려한 망토를 입은 가브리엘 대천사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

“Ave Gratia Plena”(은총이 가득한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그러나 마리아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그녀는 관람자에게 이 일을 어찌해야 하냐고 묻고 있다.

처녀가 아기를 갖는 것이 가능한가?

그래서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5.37)

그래서 성령이 유리창을 뚫고 비둘기 모양으로 마리아에게 내려오고 있다.

유리창을 뚫는다는 것은 처녀성을 보존한다는 것이고,

마리아 발 앞에 놓인 백합도 순결을 상징한다.

 

그녀 앞에는 성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받아들이고 있다.

마리아는 천사에게 말하였다.

“Ecce, Ancilla Domini.”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이 얼마나 깊은 신앙인가?

그녀는 팔을 벌려 그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지만,

온 몸으로는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야릇한 몸짓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마리아의 발 앞에 왜 붉은 쿠션이 놓인 의자가 있을까?

그리고 의자의 끝에 왜 백합이 놓여 있을까?

의자 밑의 바닥에는 압살롬의 죽음이 그려져 있다.

압살롬은 다윗의 아들로 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노새를 타고 가다가

향엽나무가지에 머리카락이 휘감기면서 매달리게 되었고,

요압이 향엽나무에 매달려 있는 압살롬의 심장을 표창으로 찔러서 죽였다.

압살롬의 죽음을 십자나무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압살롬의 죽음 위에 나무 의자와 붉은 쿠션이 있다.

나무 의자와 붉은 쿠션은 십자가의 대속적 죽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자는 사제가 전례 때 사용하는 의자와 닮았다.

사제는 그 의자 위에 앉아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완성된 육화의 신비를 묵상하리라.

그리고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얻게 된 부활도 선포하리라.

그래서 부활을 상징하는 백합이 의자 옆에 놓여 있다.

 

그리고 백합은 성경과 이어지고,

성경은 마리아에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그 바람대로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

교회의 어머니가 되셨다.

댓글 7

  • 2012년 6월 26일 오전 9:47

    천사가 왕비 같습니다..우아한 귀족의 느낌?...사뭇 다른 그림과 달라 올립니다.^^

  • 2012년 6월 26일 오전 9:52

    그림의 위치..각각의 성경 내용을 담고 있어..자세히는 잘 보이지 않지만...좀더 들여다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2012년 6월 26일 오전 11:05

    와..천사복장이..정말 이쁘고 화려합니다

  • 2012년 6월 26일 오전 11:46

    Ecce, Ancilla Domini.....

  • 2012년 6월 26일 오후 12:27

    와&#4514;그림의 뜻이&#4514;넘&#4514;잘되어있네ㅎ성경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네&#4514;땡큐~^^

  • 2012년 6월 27일 오전 9:36

    그림의 뜻을 보고 다시 그림을 보니 새롭게 보여요.. ^^ 감사합니다..

  • 2012년 11월 9일 오전 8:59

    성화가 무언지 잘 몰랐어요.. 탈출기 묵상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되네요... 그 다음에 다시 성화를 보면 다르게 느낌을 받는것은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