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기원 미사(6월 25일)-형제가 죄를 지으면--마태오복음 18,19ㄴ-22

2012. 6. 25. 오후 6:56:27

글자


 

625라는 역사의 거울 앞에서

 

625는 우리 민족의 아픔이며 비극이다.

625의 노래에 나오듯이,

우리는 625를 단지 적에 대한 증오와 복수로만 기억해왔다.

신앙인인 우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보복하기에 앞서

625가 왜 일어났는지,

625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성찰해야 한다.

 

한 사건에 담겨진 역사적 의미를 깊이 파악하지 못하고,

감정적 반응만 보인다는 것은 미성숙한 태도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기성세대가 강조하는

625의 의미와 반공을 무시하고 반발하고 있는 것은

바로 현실에 대한 기성세대의 유치한 인식과

폐쇄적 발상에 근본원인이 있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런데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관념적으로만 전하지 않는다.

성경은 인간의 역사, 전쟁, 불목, 분열의 모든 현실적 내용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성경이란 인간 역사의 현실 속에 내재한 하느님의 섭리와

현실에 담겨진 의미를 얻어낸 유다민족의 공동산물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자연을 스승이라 일컫는다.

신앙인은 자연에서 하느님의 신비를 깨닫고 하느님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앙인은 자연에서뿐 아니라 역사와 현실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야 한다.

역사와 현실은 우리 모두의 길잡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연과 역사는 분명 우리 각자의 모습을 되살리게 하는

또 하나의 거울이다.

우리는 625라는 역사의 거울 앞에서

민족 공동체와 우리 모습을 올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625는 남북분단에 그 원인이 있으며,

남북분단은 강대국에 의한 정치적 흥정의 산물이고,

나아가 이 모든 것의 근본원인은 일제의 침입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625와 연관된 가장 큰 사건은 어쨌든 815 해방이다.

 

그런데 우리는 815의 의미를 또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815 이후에 일어난 제반 정치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625의 비극을 맞이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815는 우리 손으로 이룩한 해방이 아니었다.

김구 선생은 상해에서 815 광복 소식을 듣고,

오히려 땅을 치고 통곡했다고 한다.

우리 손으로 이룩하지 못한 해방,

우리 손으로 되찾지 못한 자유와 조국은

필연적으로 완전한 해방과 자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구 선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사실 815 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민족분열의 원인이 되었다.

815 해방 이후,

미군정 치하에서 김구 선생을 민족 전체가

수용치 못한 미성숙을 우리는 함께 반성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미군정 세력의 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친일파,

소련과 공산당의 공작,

역사와 민족에 대한 단세포적 인식만을 지녔던

당시 교회지도자들의 미숙한 대응 등 복합적 요소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815와 미소 양국에 대한 민족 공동체의 인식 결여와

그 역사적 현실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이다.

역사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필연적으로 공동체 및 개개인의 신원과 삶을 철저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미사를 드리는 우리는

우선 우리 각자의 상황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며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 한다.

침묵의 교회는 정치적 억압의 상황에서 눌려있는 교회를 말한다.

따라서 침묵의 교회를 위한 우리의 기도는 강압에 대한 항의,

불의에 대한 외침이어야 한다.

예언자들은 남북의 왕국을 넘나들면서 남북 모두를 함께 꾸짖으며,

인간성의 회복과 하느님에게로의 귀의를 외쳤듯이

오늘의 교회도 이 몫을 이어받아 남과 북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정치적 이념보다

더 높고 귀한 인간가치를 앞세워야 한다.

국가도 체제도 법과 제도도 개개인의 선익을 위해서만

그 존재 의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인간성을 기초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의 형제들과의 동질성 회복이 우선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조상에 기원을 둔 사실을 깨닫고

서로의 기원과 핏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민족 자주성의 확립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함께 극복하여

민족 공동체의 일치를 이룰 수 있다.

 

하느님,

당신도 침묵 속에서도 큰일을 이룩하십니다.

현실에 담겨진 당신의 뜻을 깨달아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여

하나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댓글 6

  • 2012년 6월 25일 오후 6:57

    시기가 그러한지라..축일관련 내용이 있어 올립니다.^^

  • 2012년 6월 25일 오후 7:49

    보편지향기도할 때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문이 종종 나오는데, 나는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문은 들어보지 못한듯 하다..그래서일까..참..낯설다..남북통일기원기도..미사...분명히 이렇게 남북통일기원미사..가 있는데 말이다-,.-a

  • 2012년 6월 25일 오후 7:50

    솔직하게 말해서..나는..남북통일을 원하는지도..잘..모르겠다....--;;;;;....교회의 지향이니 따라야겠지..?..;;;

  • 2012년 6월 25일 오후 8:54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고 따를까요??

  • 2012년 6월 26일 오전 9:39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2012년 6월 26일 오전 11:55

    그래서ᆢ형제에 관한 복음도ᆢ남북통일과 관련이 있는거네~~형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