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초등학생![펌]
오랜만에 외출을 하느라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버스뒷좌석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 3명이 타고 있었고요
대부분의 좌석은 사람들이 다 차지해서 빈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버스가 시장근처의 정류장에 도착했을때 이마엔 주름이 깊게 패이시고
무거운 시장보따리를 들고 버스에 오르시는 할머니 2분이 계셨습니다.
그걸 도와드리지는 못할망정 버스 기사는
"할머니 빨리 타요....-_-;"
"엉..미안혀...."
이러면서 두분은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버스에 오르셨습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버스기사들은 빨리가겠다고 이러는데 너무하네요..-_-)
다행히도 버스뒷편에 자리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할머니 한분이 자리를 보시고는 힘드셨는지 막 뛰어오셨습니다.
뛰어오신것도 아니죠 보통 사람 걷는것 만큼의 속도로.....
그러더니 짐을 내려놓기도 전에 앉으시면서
"어이 이쪽으로와..." 하시며
나머지 한분을 손짓으로 부르시는것이었습니다.
그 한분은 허리가 많이 불편하신지 좀전의 할머니보다 더 느린속도로
버스뒷편으로 걸어오셨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흔들리고 정차할때마다 할머니도 같이 흔들리고 계셨던것이지요
앞에서 누가좀 양보좀 해줬으면 좋겠지만.......
마침 한 아가씨가 앉으시라고 일어났는데 할머니는 고맙지만
앉아가라고 하시며 극구 사양하시더군요.
그러더니 결국은 힘들게 다른 한분이 계신곳 까지 오셔서는 그 옆에 쭈그리고
앉으시더군요....
제가 앉아있었다면 일어나 드리고 싶었지만 쩝...안타깝고 또 아가씨 처럼
양보를 했는데도 거절을 하시니 왠지 좀 마음이 그렇더군요
그런데 뒤에 앉아있던 초등학생 아이들 중 한아이가 일어나더니
"할모니...아프실텐데 여기 안즈세요"
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할머니를 잡아당기더군요.
그 모습을 보며 참 흐뭇해 하시는 할머니와 괜히 미안해지는 버스안의
다른사람들.....
그러나 그 어린아이의 친절은 계획된것임을 잠시후에 알게되었습니다.
할머니가 고맙다고 하며 그 어린아이의 자리에 안자
갑자기 이 초등학생들이 막 웃기시작하는것이었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뒤를 돌아다 보니
글쎄 할머니의 옷에 껌이 붙어있더군요.
그렇습니다.
이 녀석들이(갑자기 녀석으로 바뀌네요^^:) 자리 양보한답시고
껌을 붙여놓은것입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그 어린아이를 보며 웃음을 지어주셨습
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화가나서 할머니께 얘기를 드렸죠
"할머니 저.. 의자에 껌이 붙어있는데요..일어나세요...."
이렇게 할머니에게 얘기를 드렸는데 할머니는 저에게까지 미소를 지으시며
"알아요..총각.....그래도 저 애기가 나 앉으라고 양보해줬는데
그냥 무시할순 없지...^^"
이러면서 연신 웃음을 짓고 계셨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매우 따뜻해지더군요.
그것도 모른채 이 녀석들은 끝까지 웃고 있더군요
버스가 어느정류장에 도착하고 이 녀석들이 내리면서
할머니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더군요
"히히히히 안녕히 계세요..."
생각같아서는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지만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저 또한 참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도 그 아이에게 잘가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네시는데
그 주름이 깊게패이고 쭈글쭈글한 얼굴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저도 내리면서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지요...
그때도 제게 할머니는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셨습니다.
어린아이의 친절아닌 친절을 보시고도
꾸짓지 않으시고 사양하지 않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져서 좋았습니다.
그 할머니의 미소를 잊을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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