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MT記-그 마지막이야기

2000. 8. 8. 오후 7: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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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서울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우리는 신부님을 만나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그러자 낯선 아저씨 한 분이 "서울서 오셨죠?"

우리는 얼른 대답을 했다. 묻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그러자 아저씨는

"우리 차 타고 같이 올라갈 거니까, 빨리 준비해요."하는 거야.

우리는 다함께 대답을 하고는 피정의 집으로 갔다.

가 보니 우리가 두리번 거리는 사이

지혜와 수경이가 방정리를 모두 해 놓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도 편하게 가방만 들고 나오자

신부님께서 성당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가좌동 어른들도 함께 가기로 했다시며 너무 잘 됐다는 신부님과

우리는 기념촬영을 하고는 관광버스로 올랐다.

 

그런데도 버스는 우리가 서둘러 탄 이후로 30분이나 뒤에 출발했다.

알고보니 아저씨들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금당계곡’에 들러갈 계획을 갖고 계셨다.

우리는 여기서도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 그 분의 마음씀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계획 속에는 대화성당에 가기 전에 금당계곡에서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의아니게 비가 내려 일단 취소가 되었고,

차편이 걱정되어 완전히 취소를 했었는데...

’이렇게 채워 주시는구나...’생각하며

모두들 입을 다물 줄 몰랐었다.

 

금당계곡은 전 날의 비로 적당히 불어나 있어서

굽이치는 물살이 보기좋을 정도로 시원했다.

아저씨들은 계곡입구에 자리를 펴고

솥을 올리고, 그물을 펼치고 하시면서 계획된 놀이를 준비하고 계셨지만

계획없이 동행하게 된 가좌동 어른들과, 우리는

행여 그 쪽에 피해가 갈까하여

계곡 위로 한참을 올라와서 놀기로 했다.

물론 가좌동 어른들은 중간에 자리를 잡았지만.

 

물은 얼음같이 찼다.

비가 내려 탁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는 달리

맑은 물 속에서 퉁퉁 부어 보이는 발을 들여다 보기도 하며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취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전날 내린 비로 하늘까지 맑게 씻겨 드러난,

그림처럼 파란 하늘과 희디 흰 구름들에

한동안 넋이 나간 듯 누워서 하늘바라기도 했고.

유치하지만 물장구도 치면서 오랜만에 노는 듯이 놀았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래프팅팀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다른 모든 것들이 우리는 기쁨이었기에...

 

한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우리는 슬슬 자리를 털고 내려갔다.

그런데 어쩌나...

아저씨들이 가좌동 어른들과 우리를 생각해서

돼지고기를 30근이나 사오신 것이다.

두어 시간 전에 만족스러운 점심을 했던 우리는

마지 못해 다시 자리를 펴고는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렇게 한 40분 정도를 더 계곡에 있었던 것 같다.

아저씨들은 떠나기 싫었던 것 같지만

버스 운전기사분이 계획없이 지체하는 데에 짜증을 내시는 통에

털고 일어나야 했다.

(우리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고맙긴 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아저씨들이 주방도구를 성당에서 빌려온 이유로

우리도 ’안녕’했던 성당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고,

두번째 안녕을 한 후에야 서울로 출발할 수 있었다.

5시 30분 대화성당 출발!

 

차안에서도 아저씨들은 우리를 가만 있게 하지 않으셨다.

공짜로 차도 태워줬는데 나와서 노래 한 자락하라시고

앞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하면 박수도 쳐야 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잠을 청하려 했던 우리도 분위기상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느끼고...

가좌동 어른들은 거의 모두 노래를 부르셨었고,

우리도 두 사람이 나와서 인사하고 노래도 하고 했다.

나갔다 들어오는 수경이의 말,

"저거 너무 재밌다."

우리는 또 하라면서 한바탕 웃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8시경.

가는 데 5시간 정도 걸렸던 거에 비하면 거의 날아온 느낌이었다.

비때문에 여행객이 줄어서인지 차가 거의 막힘없이 달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디에 내리느냐로 실랑이를 잠깐 벌이기는 했지만

우리는 삼성역에 내려 전철을 타기로 했다.

(청담동으로 가는 차이기에 중간에 내렸던 것이다.)

삼성역 지하에 마련되어 있는 식당가에서 우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함께 했다.

 

그리고 한 방 남은 필름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외국인인양 웃었다.

이렇게 우리의 짧지만 짧지 않았던 여행은 끝났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서 한 가지 생각한 것이 있다.

어디를 가든 여행 속에 현지 성당에서 미사 드리는 것을 꼭 넣어야 겠다는 생각 말이다.

이번 여행에서 난 아니,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 늘 우리 곁에 계신 그 분은

우리가 떨지 않게 쉴 곳을 준비해 주시고,

우리가 배고프지 않게 먹을 것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마음만 열면 세상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 준비되어 있음을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꼭 잊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런 생각은 나만 한 것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지루했을 이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그 분의 평화가 있기를!

 

끝으로 아무 탈없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게 기도해주셨을

신부님, 수녀님 외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혜정 헬레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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