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詩] 효순이의 노래

2002. 12. 1. 오후 5: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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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당신이 눈물 훔치고 가고 난 빈들에

        황량한 바람이 다시 붑니다

        저물 녘 이내 깔린 들길을 돌아

        가로등 내건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손짓하는 어머니.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사랑방 지척인데

        이 찢어발겨진 육신으로 당신께 갈 수 없네요

        기척 없이 뒤돌아서

        이제 다시는 이승으로 건너 올 수 없는

        망각의 강 저편으로, 불효한 딸 떠나갑니다.

         

        차마 버릴 수 없는 어머니 가슴속살 깊은 그리움 묻고

        돌아누운 이 깊은 겨울밤.

        하늘 아래 첫, 내가 사랑하는 호랑이 동네,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2리 호젓한 풀섶길에

        밤새가 구슬피 울면

        어머니, 바로 나입니다, 나입니다.

         

        불효자식, 떠나고 난 지상의 겨울 들판에서

        보여요, 어머니, 들불이 타올라요

        짓밟아 짓밟아도 사그라지지 않는.

        내 온몸 머리칼에서 발가락 끝까지,

        으깨어 산산이 열 네 살 내 샛별 같은 꿈 죽여버린,

        내 단짝 친구 미선이 사질 갈가리 찢어놓은

        원수의 미군 궤도차량을  

        굿판처럼 태우는 신명의 들불이 타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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