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죽음이 창밖에서 머뭇거릴 때
두려움 없이 문을 열게 하소서.
봄날은 참으로 다사로웠습니다.
꽃들이 다투어 핀 뜰에서
당신은 잊고 산 행복했던 날들,
젊은 날 사랑의 아품은
당신이 마련한 시련이었고
노년에 주신 외로운 밤은
보속을 위한 기도의 시간
모든 날들을 허락하신
당신께 기꺼이 나아가리이다.
거듭 태어나기 위해
꽃들은 말없이 바람에 날리고
열매는 땅 위로 떨어지느니,
어느 날 불현듯 창문을 흔들며
죽음이 내게 손을 내밀 때
미소 지으며 따라가게 하소서.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