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8일(다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오늘 전례
9월 20일 대축일 미사를 주일로 옮겨 드릴 수 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앙 선조들을 기리며, 순교자들의 피로 우리를 복음의 빛 안으로
불러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그리고 신앙 선조들의 순교 신앙을 본받아,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
거룩한 순교자들을 공경하여 축제를 지내며 다 함께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자.
천사들도 이날을 기뻐하며 하느님의 아드님을 찬양하네.
제1독서 |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지혜 3,1-9
화 답 송 | 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주님이 시온을 귀양에서 풀어 주실 때, 우리는 마치 꿈꾸는 듯하였네.
그때 우리 입에는 웃음이 넘치고, 우리 혀에는 환성이 가득 찼네.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네. "주님이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이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제2독서 |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31ㄴ-39
복음환호송 | 1베드 4,14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너희는 행복하리니,
하느님의 성령이 너희 위에 머물러 계시리라. ◎
복 음 |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루카 9,23-26
영성체송 | 마태 10,3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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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지 곰실 공소
곰실은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의 옛 지명이며, 곰실 공소는 현재 춘천교구의 요람이다.
엄주언 마르티노는 우연히 접한 『천주실의』와 『주교요지』에 감명을 받아 천진암에서
교리 공부를 하고 그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교리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춘천 서면 월송리로 돌아와 전교하였는데,
안타깝게도 그곳 사람들에게서 배척을 받았다.
1910년경 곰실 윗너부랭이로 이주한 엄주언은 집 옆에 강당을 세우고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 신앙공동체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 공동체가 성장하면서 당시 관할 본당이었던 풍수원 본당의
정규하 아우구스티노 신부에게 사목방문을 청하기도 하였다.
계속해서 교우 수가 증가하자 공소에는 신부의 상주가 절실해졌고, 마침내 1920년 9월
김유룡 필립보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당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교우들은 춘천 중심부로 진출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였고, 1928년 5월
지금의 죽림동에 신앙공동체를 세우게 되었다.
2009년에는 현재의 공소 건물에 표지석이 세워지면서 춘천교구의 사적지로
지정되었다.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동내로 220
관할:춘천교구 / 거두리 성당 033-264-9101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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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향기:“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사제 서품을 앞두고 서품성구를 정할 때였습니다.
성경 구절 가운데 앞으로의 제 사제 생활에 있어 결심과 나침반이 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저울질하였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오늘 말씀 전례의 화답송인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였습니다.
"시온의 귀향을 풀어 주께서 돌려보내실 제 우리는 마치 꿈만 같았나이다."라는
구절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시편의 이 두 구절 가운데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신학교 생활이 마치 눈물 철철 나는 귀향살이 같았는데 '이제 나는 해방이다.' 하고
외치는 듯한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였지요.
저만의 기우였을까요?
오늘은 우리 한국천주교 신자들에게 자랑스러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103위 성인의 순교록을 보면, 그들은 칼날 아래 쓰러져 가면서도 기뻐하였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한 생을 바쳐 거둘 수 있는 것을 모두 거두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저에게는 우리 교구 외곽지역의 자그마한 성당의 주임신부로 있으면서 농사일을
배울 기회가 두 차례 있었습니다.
봄에 가장 먼저 심는 작물은 감자였습니다.
그리고는 냉해를 입지 않을 무렵이 되면 고추, 호박, 오이, 가지와 여러 쌈 채소들
모종을 내었지요.
지지대를 세워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고 넝쿨들이 잘 뻗어갈 수 있도록
고정해주면, 작물들은 신나게 자랐고 때마다 결실을 내주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아침, 할머니 신자들과 한바탕 김매기를 하고 뒤돌아보면 작물들은
좋아라 벙글벙글하였지요.
땅강아지처럼 땀 흘리면서도 이 맛에 농사짓나 싶었습니다.
농사 가운데 만만치 않은 농사가 '사람 농사'인 줄을 알게 된 것도 그 무렵부터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신자들을 살피고, 원망하고 불화하던 이들과 더불며 웃음꽃 피어나는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일은 농사일보다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사람 농사보다 힘든 농사가 있구나,
생각되었습니다.
바로 '하느님 농사'입니다.
하느님 농사는 나를 씨앗으로 심어 하느님을 거두는 신비로운 농사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2독서에서 하느님을 수확하는 농부의 노래를 듣습니다.
우리가 오늘 공경하는 순교자들의 노래이기도 하겠지요.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김동희 모세 신부 마두동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