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말씀:내가 사랑한 것처럼 너도…

2022. 5. 16. 오전 5: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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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5일(다해) 부활 제5주일



생명의 말씀:내가 사랑한 것처럼 너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회의를 마치고 시설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시물을 둘러보던 와중에 걸음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습니다. 

안중근 토마스가 뤼순 감옥에서 썼다는 글, '경천(敬天)'을 만났습니다. 

짧은 약지의 손도장이 찍혀 있는 그의 글, 사진으로만 보던 그 글씨를 마주 

대합니다. 

선물 같은 순간입니다. 

그의 글씨 앞에 멈춰 한참 동안 마음의 흔들림을 겪습니다. 

하느님 법을 따르는 가톨릭 교인의 신앙과 민족의 해방을 위한 헌신 사이에 

겪었을 고뇌를 상상해 봅니다. 

자기 삶을 이끌었던 '경천애인(敬天愛人)'의 계명이 자기 목숨을 내어 주는 

헌신에까지 이르게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감내하며 택한 방식일 

것이라 감히 짐작하며 감탄합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마태 22,37-39) 


'경천애인'.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습니다. 

율법과 예언서의 원천인 십계명만 보더라도 제3계명까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법으로, 4계명부터는 이웃을 사랑하는 법으로 귀결됩니다. 

그렇게 구약의 백성, 신약의 백성 모두가 하느님 법으로 간직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경천애인의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 잘 알고 있기에 전혀 새롭지 않은 계명을 새로운 계명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이 시기를 떠올리면 그 새로움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새로운 계명입니다. 

당신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은 분명 새롭습니다. 

동시에 두렵기도 합니다. 

내 나름대로, 내 상황에 맞게, 내 능력껏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에, 

당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은 그래서 새롭고도 두렵습니다. 

수난과 죽음을 지켜보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힘을 

당신을 통해 실감합니다. 

당신이 하느님과 나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어떻게 하셨는지를 알고 있는데, 

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은 정말 새롭지만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인물들만이 실현 가능한 계명입니다. 

그래서 다시 그 말씀을 되새겨 봅니다. 


그 말씀의 가능한 지점을 살펴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당신처럼 사랑할 수는 없지만, 나도 나름대로 사랑하렵니다. 

나만 사랑받으려 하기보다, 나도 사랑하며 살아가렵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을 나도 나누렵니다. 

그렇게 새로운 계명을 나름 실현해 나가렵니다. 



-김한수 토마스 신부 | 종로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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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세찬 비바람도 거대한 태풍도 넘어뜨리지 못한 제주도의 담벼락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텨 왔습니다. 

어우러지면, 서로 의지하면 이뤄내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스승님께서 그 힘을 나타내는 단어를 알려주셨습니다. 

'사랑!' "서로 사랑하여라." 


사진 설명:유별남 레오폴도 | 가톨릭사진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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