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0일 (녹) 연중 제22주일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시편 86(85),3.5
오늘의 묵상
꿀벌의 천적인 말벌이 벌집을 습격하면, 일벌들은 도망을 가지만,
파수병 역할을 하는 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덤벼듭니다.
그래서 이런 파수병 꿀벌에게는 '각오 유전자'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수많은 각오를 해야 할 때가 옵니다.
파수병 꿀벌처럼 정말 죽음까지 각오해야 할 정도의 일은 없다고 하여도
크고 작은 희생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파수병 꿀벌들의 각오 유전자를 빌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에 대한 질문에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신앙을 고백한 베드로가 오늘 복음에서는
오히려 이 각오 유전자가 꼭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정체성에 함구령을 내리신 뒤,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베드로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교회의 반석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일보다는 사람의 일만 생각하다 보면 믿는 이들의 버팀돌도 오히려
믿는 이들을 비틀거리게 하고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됩니다.
우리의 이기적인 목적만을 생각하다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계시다는 것을
망각한다면 쉽게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자세를
밝혀 줍니다.
누군가의 발이 걸리게 만들어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면
바오로의 권고를 각오 유전자로 우리 안에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매일미사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