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平和)를 빕니다"

2018. 11. 27. 오전 7: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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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平和)를 빕니다"

 

 

40년 전 예비자교리 교육을 받으면서 미사를 처음 봉헌하던 때 일입니다. 낯선 나에게까지 얼굴을 돌려가며 "평화를 빕니다."하고 인사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언어들 중 가장 성스러운 말인 평화를 서로에게 기원하는 모습에서 받은 그때의 인상이 강렬하여 지금도 가끔 묵상의 화두가 됩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다 나름 세 가지 결론을 얻었습니다. 먼저, 주님 안에서의 평화입니다. 유다인이 두려워 문을 잠그고 떨고 있는 제자들 가운데 예수님이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하시며 참 평화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과 함께하면 항상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평화는 신앙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입니다. 이런 평화를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가질 수 있도록 권유하는 평화의 도구 역할을 평신도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회는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이며, 평신도는 일상에서 신성함을 지키는 '성덕의 중산층' 역할을 하도록 권유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평신도에게 주어진 사제직, 예언직, 왕직을 더욱더 성실히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정치적, 사회적 구조 안에서의 평화입니다. 정치적, 사회적 어려움으로부터 고통 받는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거나 고향을 떠나야 하는 난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제도로부터 소외된 약자들에게도 평화가 실현되도록 기원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먹고 마시는 일, 신체적 아픔 등의 고통으로부터 평화입니다. 평화(平和)는 平(평평할 평)과 禾(벼 화)+口(입 구)로 구성됩니다. 먹는 것이 평등하지 않을 때 우리 사회는 병들게 됩니다. 한편에서는 인류사에 유래가 없는 물질적 풍요와 소비를 즐기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굶고 병들어 죽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은 물론 지구 반대편 사람들까지도 의식주와 질병으로부터 평화롭게 되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모두 믿음과 사랑 안에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오늘도 사랑과 믿음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눕시다. 천주교 평신도 여러분 "평화를 빕니다." -한병성 세례자 요한 회장 (전주교구 평신도 사도직 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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