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파타!" 열려라

2018. 9. 26. 오전 6: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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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파타!" 열려라

 

 

1980년 3월 24일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에 있는 한 병원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사제가 무장 괴한이 쏜 총탄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바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였습니다. ※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1917년 8월 15일~1980년 3월 24일) 로메로 대주교는 온건하고 신중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성직자였기에, 사회정의나 해방, 자유를 추구하는 일은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을 일으키는 일로 여겼고, 또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폭력적인 일들은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것이지 정부차원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런 일을 알게 된다면 불행한 사태가 중단되리라 믿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아주 온건한 방법으로 정부에게 건의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성직자들이 살해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서서히 진실에 눈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엘살바도르 대주교에 착좌하고 난 후 예수회 동료 신부들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로메로 대주교는 목소리를 높여 정부와 폭력 자들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1980년 3월 24일, 예수님의 제단에서 예수님처럼 반대자의 총탄에 쓰러졌습니다. 2015년 5월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시내 광장에서 로메로 대주교를 복자로 선포했습니다. 교황님은 왜 로메로 대주교를 복자로 선포했습니까? 바로 우리도 그 모범을 따라 살아가라는 뜻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4위 시복식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을 잘 이어받고 실천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만을 선택하는 일'과 '애덕을 실천하는 일'을 그 중요 포인트로 꼽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목소리"들이 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그들을 그리스도인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만을 선택한다.', 또 '애덕을 실천한다.'는 의미는, 가난한 이들 편에 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현실과 함께 하면서 하느님 정의와 인간 사랑에 눈 뜨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에파타"라고 말씀하시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마르 7,34-35 참조) -이영춘 사도요한 신부 (전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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