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4일 사순 제4주간 일요일
무조건
성찬경 시인은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 라는 시에서
우리가 어떻게 '감사'드려야 하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은총을 내려 주시는 구나
야속하다 싶을 만큼 묘하게
표 안 나게 내려 주시는 구나
슬쩍 떠보시고 얼마 있다가
이슬을 주실 때도 있고
만나를 주실 때도 있고
밤중에 한밤중에
잠 몸 이루게 한다음
귀한 구절 하나를 한 가닥 빛처럼
내려보내주실 때도 있다.
무조건 무조건 애걸했더니
이 불쌍한 꼴이 눈에 띄신 모양이다.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
그저 고맙다는 시늉만 했더니 말이다.
시늉이건 참이건
느긋하게건 절대절명에서건
속속들이 다 아신다.다 아신다.
그러니 오히려 안심이다.
벌거벗고 빌면 그만이다.
은총을 내려 주시는 구나.
우리도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 그저 고맙다는 시늉'이라도
할 요량으로 딴 생각 말고 감사 드려야 한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도는
'그저 감사 드리는 것'이다
- 차동엽신부님 『무지개 원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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