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본당에서 전교수녀로서 소임을 하고 있다면 예비신자 교리 한번쯤은 해보지 않은 수도자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본당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가르쳤었습니다. 한 시간 교리를 위해 일주일을 준비하고 앞에 서도 그들 앞에 서서 교리를 가르친다는 것은, 제 성향으로 ‘견딜 수 없는 부담’ 그 자체였습니다. 그 부담은 교리가 끝나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늘 무겁게 따라 다녔기에, 교리를 할 때마다 주님께 제가 가르치는 한 시간의 교리를 의탁했고, 저 또한 그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나름대로 충실히 했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고 세례식이 있던 날, 이제 막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신자들만큼이나 떨리고 설 던 마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그들의 여정에도 하느님의 손길이 끊임없기를 바라면서요. 미사와 함께 한 세례식이 끝나자 새 신자들은 저마다 앞을 다투어 주례 신부님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이 갖고 있던 꽃다발을 신부님께 드리는 가하면, 선물로 받은 성물을 신부님께 축복을 받으며 환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문득 떠오르는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아도 아니며, 예언자도 아니라고 하면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라고 했던 세례자 요한의 이 한마디가 그 순간에 생각난 것입니다. 주님의 후광에 힘입어 나름대로 관계를 유지해왔던 예비신자들…. 주님을 향해 신앙생활의 첫 발을 내딛기까지 그들과 함께 했던 모든 과정이 정말 세례자 요한처럼 저 또한 그들이 주님을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한 ‘소리’였습니다.
행복지기 수녀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