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연상의여인

2007. 1. 15. 오후 5: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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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연상의 여인

오랜만에 오른 숲은 왠지 조금 핼쓱해 보였지만,
적당히 차가운 맑은 공기며,
아침 햇살을 등지고 있는 나무들의 멋진 실루엣이며,
그 사이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파아란 하늘은 평온 그 자체였습니다.
새 첫 달의 평온한 숲길을
동료 수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오는 길에,
동생 수녀님이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제가 올 해는 예수님보다 연상의 여인이 되었어요.
이제부터라도 좀더 마음가짐을 달리 가져야겠어요.”

동생 수녀님의 그 말이 마음 안에서 적잖이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주님을 알린다면서 나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나의 소리를 너무 드러낸 것은 아닌지…

아무런 형체를 남기지 않고 그저 허공에 흩어져 버리고 마는 소리,
스스로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라고 표현했던 세례자 요한이 떠올랐습니다.
주님보다 먼저 왔지만, 주님의 길을 앞서 닦고 자신은
그 존재조차 드러나길 원하지 않았던 세례자 요한 말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동안의 나이보다 훨씬 더 많이 살아왔고,
십 수년의 수도의 길을 걷고는 있지만,
아직도 제겐 늘 시작입니다.

‘우당탕당’ 넘어지고 다치고,
다시 일어서서 걷는 그 서툴고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새롭게 주어진 꽉 찬 새 날들을 마음에 담으며 결심합니다.

‘새해엔 많은 것을 마음 항아리에 담아두자,
담아둔 것을 잘 익히고, 알뜰히 살자,
그러나 사랑하는 일과 용서에는 아끼지 말자’고 ...

행복지기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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