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성경 3주째 읽기를 마치고

윤여선

2010. 2. 2. 오후 12:47:08

 

‘창세기’를 영어성경으로 읽기 시작한지 3주가 지났습니다.

몇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한데 비해 첫날 참석 인원이 기대했던 것보다 적어, 과연 끝까지 공부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두 번째 주부터는 인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봉정구(비오) 형제님께서 그 연세에도 앞으로 적극 참석하겠다고 열성을 보이셔서 큰 힘과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4,5년 전 ‘요한복음’을 읽을 때의 감동이 지금의 ‘창세기’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곳곳에 우리가 묵상할 수 있는 대목들이 많아 요한복음 못지않은 감동을 줄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4000년 전 무렵의 이야기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나라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 성조(聖祖)들의 얘기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살인자, 사기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아내를 동생이라며 내어주는 비겁자, 근친 상간자등은 오늘날의 시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인간모습이지만, 하느님은 이들을 사랑하셔서 그들에게 땅과 자손과 안전(보호)을 약속해 주십니다. 그리고 오늘까지도 그 약속을  지켜주고 계시는데, 바로 이 점이 제가 많은 죄 중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초점을 흩트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번 ‘창세기’에는 많은 것을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막연히 상상하며 지나치기 쉬운 지리적인 장소(아브라함의 여행경로 등)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지도와 역사적인 배경과 인물에 대한 다각적인 자료 등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다른 성경과 달리 이 창세기는 이러한 자료와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쉽지 않고, 자칫 피상적인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성경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지난 ‘요한복음’ 때도 말씀드렸듯이, 이 ‘Contemporary English Version'은 제가 접해 본 영어 성경들 중에서 가장 쉽고 간결하며, 정제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쉬운 현대어로 풀어써서 이 성경의 역자(譯者)들이 얘기한 바대로 선교(宣敎)의 목적에 따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널리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읽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읽어보라든지 뜻을 해석해보라든지 하는 일 없이 그저 진행자가 읽고 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듣기만 하면 됩니다. 영어성경의 간결한 표현과 우리 한글 성경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비교하여 보충 설명해 주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경 구절의 이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창세기 성경 공부를 준비하면서 저 자신이 너무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많이 망설였습니다. 지난 번 ‘요한복음’ 때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창세기’를 몇 개월에 걸쳐 준비하는 동안 이상스레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마도 저 자신의 모자람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이었겠지요. 그러나 지난 20여 년 동안 아내와 함께 이곳저곳 말씀공부 자리를 찾아다니며 얻은 성경지식을 이제는 사랑하는 교우 분들과 일부나마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하게 작용해 이토록 과분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이 성경공부는 교우 분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바로 저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더 많은 감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천국으로 가시면서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말씀을 전하고 나의 증인이 되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셨고, 신자라면 비록 잘난척한다고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지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하며, 하느님의 명령을 이행하는 자에게는 틀림없이 창세기의 약속을 지켜 주시리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교재비라든지 회비 같은 것은 전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성경을 영어로 읽고 공부하기 때문에 학생이나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석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영어성경을 읽고 준비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경과 영어지식이 조금씩이라도 쌓일 텐데, 우리 본당 교우 분들은 이에 관심이 적은 것 같더군요. 오히려 타 본당 분들이 더 많은 관심과 열의를 갖고 있는 것 같아 이상한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영어 성경 반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 성경반이 교우 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창세기 다음에 ‘탈출기’까지 이어서 읽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 성경반을 허락해 주시고, 많은 홍보를 해 주셨으며, 개강일에 직접 참석하셔서 기도와 강복을 빌어주신 주임신부님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윤여선(다니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