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대명콘도 미사집전하신 배광하 치리아꼬 신부님의 글)

2004. 7. 13. 오후 1:26:51

글자

대명콘도에서 아침에 미사드릴 때 미사 집전하셨던

양덕원 성당의 배광하 치리아꼬 신부님의

책 [하느님 천당 갈 수 있나요?] 중에

"아버지"라는 글 중에서 뽑아 보았습니다.

 

 

....

....

수도자들은 자신들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의 기도 덕분에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전 모 회사의 신문광고에 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던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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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열 네 시간을 기다려서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았지만

당신도 모르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서른 일곱'

자식이 초등학교를 들어가

두등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액자로 만들어

가장 잘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습니다.

아직도 당신방에는

누렇게 바랜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마흔 셋'

일요일 아침,

모처럼 자식과 뒷산 약수터로

올라갔습니다.

이웃사람들이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흔 여덟'

자식이 대학입학 시험을

보러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지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쉰 셋'

자식이 첫 월급을 타서 내의를 사왔습니다.

당신은 쓸데없이 돈을 쓴다고 나무랐지만,

밤이 늦도록 내의를 입어보고

또 입어보았습니다.

 

'예순 하나'

딸이 시집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도둑같은 사위 얼굴을 쳐다보며

함박 웃음을 피웠습니다.

당신은 나이들고서 처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 평생,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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