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2월 2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마태오 9장 27-31절

2011. 12. 2. 오전 6: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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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일 대림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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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마태오 9장 27-31절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사랑과 확신에 찬 응답>

 

 

    공생활 기간 내내 지속되었던 예수님의 기적적인 치유활동, 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랜 병고에 시달리던 불치병 환자들, 단말마의 고통에 시달리던 임종환자들에 대한 기적적인 치유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참모습을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여러 이론과 상상을 동원해 다양하게 정의내릴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그곳은 더 이상 고통이나 눈물, 울부짖음이나 상처가 존재하지 않는 곳, 우리의 모든 결핍과 아쉬움, 죄와 죽음이 모두 하느님 뜨거운 사랑 앞에 순식간에 녹아 사라져버리는 곳, 우리의 오랜 병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치유되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현존 그 자체로, 당신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에너지로 환자들을 치유시킴을 통해 그토록 은혜롭고 축복된 하느님 나라의 한 실상을 미리 잘 보여주신 것입니다.

 

    기적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잘 드러내는 것입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께서는 끝도 보이지 않게 늘어섰던 불치병 환자들의 행렬들과 마주서셨습니다. 조금도 귀찮은 내색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오랜 병고를 말끔히 치유시킴을 통해 하느님의 능력과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잘 보여주신 것입니다.

 

    구원이란 무엇이겠습니까? 한 인간이 더 이상 행복해할 수 없는 상태가 구원이 아닐까요? 그 상태는 아마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인간의 구원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 자비하신 하느님 품 안에 머무는 것, 그분 큰 사랑 안에 푹 잠기는 것, 그래서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구원이란 인간이 태초에 지녔던 본래의 순수한 모습을 회복하는 것, 원래 하느님과 함께 있었던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치유입니다. 영혼의 치유, 육체의 치유, 상처의 치유, 죄의 치유, 감정의 치유...

 

    그런데 우리가 지속적으로 치유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라는 믿음, 하느님은 나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믿음, 하느님은 나를 치유하신다는 강한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눈먼 사람 둘의 태도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병을 고쳐달라고 외치지 않습니다. 대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 두 눈먼 사람들은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미 잘 파악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예수님을 향한 상당한 믿음, 그리고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불편함 정도야 쉽게 고쳐주실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메시아임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하느님 자비를 힘입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목숨 부지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 그분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시면 자신들이 오랜 병고를 떨치고 일어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이었기에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시원시원합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예수님의 질문에 대해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는 그들의 믿음을 한번 보십시오. 예수님은 반드시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이며,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치유를 통해 육체적인 구원뿐만 아니라 영혼의 구원도 함께 선물로 받을 것이라는 그들의 확신을 한번 보십시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낫기를 원하느냐, 나와 내 능력을 믿느냐는 예수님에 대답에 두 눈먼 사람들처럼 사랑과 확신에 찬 응답이 필요합니다.

 

    “예, 주님!”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당신은 자비의 하느님이심을, 가련한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임을 믿습니다.” “내가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도 나와 동행하실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당신을 사랑 그 자체이심을 믿습니다.”




시끄럽다면 반성하라


늦은 오후, 방문객이 있다는 인터폰을 받고 내려가 보니 조세피나 아줌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세피나 아줌마는 그 동안 임신 중인 당신 딸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도를 많이 부탁했던 분인데 드디어 무사히 손녀 딸 ‘제아’를 출산했다는 소식과 함께 초 하나를 건네 주셨다.

초와 함께 들어있는 조그만 카드에는 제 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국제기구 ‘유니세프’의 로고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주님, 저희들에게 제아를 보내주신 기쁨을 다시 당신께 봉헌하며 아울러 저희들로 하여금 이 세상 어딘가에는 여전히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는 것과 그들 또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깨우쳐주소서.”

제아의 가족들은 많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마침내 새로운 생명을 선물로 보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그에 대한 조그만 보답으로 주위 사람들과의 흥겨운 파티를 여는 대신 그 돈을 고통 받고 있는 다른 어린이들을 위해 써야겠다고 결정하고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증했다고 한다.

조세피나 아줌마가 떠나고 방에 돌아와 조그만 초에 불을 밝혀 놓고 앉아 카드에 적힌 기도문을 읽고 또 읽었다. 임신 기간 중의 많은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인생 중 최고의 기쁨이라는 새 생명을 선물로 받은 순간 다시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와 감사의 되돌려드리는 것을 잊지 않은 제아의 가족들은 내게 큰 신앙적인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단순한 감사를 넘어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향하여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으로 정성을 다해 은혜 갚음을 했고 그로서 더 많은 주위의 이웃들에게 더 큰 기쁨과 감동을 선물하였다.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탄생부터 이 거룩한 초 한 자루와 감사기도문을 마음에 담고 살아갈 제아의 생의 순간순간이 다시 되돌아오는 하느님의 선물이 될 것이며 나중에 장성하여 이 초와 기도문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제아가 느낄 감동이 또한 끝이 없는 하느님 은총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고통과 좌절의 순간에는 하느님을 찾는 사람도 많고 하느님을 원망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기쁨과 영광의 순간에는 하느님을 기억하는 이들조차 많지 않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면 영원불변하는 것이 하느님의 말씀이다.

신앙생활이라는 것은 이 간사한 마음을 따라 출렁이는 것이 아니라 출렁이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묵묵히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 그래서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다. 네 탓이든, 내 탓이든 신앙생활이 시끄럽다면 일단 무릎을 꿇고 앉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가끔씩 깊이가 느껴지는 신앙인들의 삶을 대할 때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너는 들어라, 마음만 있으면 지혜를 배울 수 있고 그것에 정진하면 현명해질 것이다.”(집회6,32)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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