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연중 제7주간 목요일

2005. 5. 19. 오후 4: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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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바가지

불후의 명작 ‘벤허.’ 아마 이 영화를 못 보신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매우 인상 깊게 기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벤허가 끌려갈 때 한 마을에 도착합니다. 모두들 지치고 목말라 물을 찾는데 벤허에게는 물을 주지 마라고 명합니다. 물을 마시지 못해 절망스럽게 쓰러지는 벤허. 그런데 로마 병사를 겁내지 않고 그에게 물 한 바가지를 떠주는 이가 있습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바로 예수님이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벤허가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나병에 걸려 고생하는 어머니와 동생을 치료하고자 예수님을 찾아나섭니다. 그러나 벤허가 예수님을 다시 만나는 때는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향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그분이 바로 그 옛날 자신에게 물 한 바가지 건네주었던 분임을 알아봅니다. 십자가의 무게에 못 이겨 예수께서 쓰러지시자 이번에는 거꾸로 벤허가 물 한 바가지를 들고 예수님 앞에 나섭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 물을 받아 마시려는 순간 병사는 바가지를 발로 걷어차버립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께서 흘린 피가 빗물을 타고 흘러갑니다. 그리고 벤허의 어머니와 동생은 순간 병이 깨끗이 낫게 됩니다. 목마른 이의 목을 축일 물 한 바가지 건네는 일, 그것은 예수님을 닮은 모습입니다. 예수께서는 벤허의 물을 받아 마시지 못했지만 벤허가 물을 들고 당신 앞으로 향하는 순간 이미 구원받은 벤허의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 김귀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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