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렛을 방문하신 예수(2/28)

2005. 2. 28. 오전 12:20:06

글자
예수님은 당신이 자라나신 고향과도 같은 나자렛을 당신의 공생활 초기에 방문하신다. 나자렛을 위하여 방문하셨지만 나자렛 사람들의 태도는 달랐다. 그들을 회당에서 가르치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사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하느님 앞에 회개하라고 하신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예수를 보아왔고 그 가족들의 형편이나 관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많은 경우에 이 나자렛 사람들과 같은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잘 아는 어떤 사람이 크게 되면, 그것을 칭찬하면서도, 깎아 내리려는 마음이 있다. 개천에서 용 났네!, 미꾸라지가 용이 되었네! 등이다. 이것은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나자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과 같다. 자기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을 단지 목수 요셉의 아들로 알고 있었고, 예수님의 학력 수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일가 친척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 선택된 백성이라고 하는 유다인들이 하느님을 외면하면 하느님의 손길은 다른 백성에게로 향한다는 사실을 당신과 유서 깊은 나자렛에서 옛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그들이 회개하기를 촉구하신다. 즉 하느님은 유다인들만의 하느님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엘리야 시대에 3년 반의 가뭄 때에 하느님께서는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의 과부에게만 은혜를 베푸셨다는 것과,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의 많은 나병환자를 외면하시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 만을 치유시켜 주신 역사적 사실의 의미를 알아들으라고 하신다.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산 벼랑으로 예수를 끌고 가 그 곳에서 떨어뜨려 죽이려고 한다. 사람이 악하다는 것이 여기서도 드러나고 있다. 거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곧 박해로, 죽음에로까지 가게 하는 인간의 잔인성이 보이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 안에도 어떤 면에서 이러한 나자렛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고 하면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선지식으로, 혹은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지 못하고 만다면, 그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을 산 벼랑으로 밀어내어 죽이려고 하지나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가 나자렛 사람들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묵상해 보아야 한다. 항상 주님의 자녀로서 어떠한 판단을 갖지 않고, 이웃에게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되도록 은총을 구하자. / 수원교구 조욱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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