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덕 위에 어린 나무 세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어느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첫번째 나무가 말했습니다.
"난, 아주 아름다운 나무가 되고 싶어.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보석상자가 될 수 있게, 온 몸을 아름다운 보석들로 장식하고는 내 안에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품고 싶어."
그 때, 저 멀리 작은 강줄기가 커다란 바다를 만나는 곳에 유유히 떠있는 범선을 쳐다보던 두번째 나무가 말했습니다.
"나는, 아주 튼튼한 나무가 되었으면 해. 그래서 멋진 범선으로 만들어지면 좋겠어. 강한 파도를 헤쳐나가며, 위대한 지도자들을 태우고 싶어."
세번째 나무는 언덕아래-바쁜 남자들, 바쁜 여인들, 바쁜 아이들이 아주 아주 바쁘게,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 나는 곧게, 바르게, 키가 큰 나무로 자랐으면 좋겠어. 이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 말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내 머리꼭대기를 쳐다보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머리 위를, 저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생각했으면 좋겠어."
세월이 흘렀습니다. 세 어린 나무들은 아름답고, 강하고, 바르게 자랐습니다.
어느날, 나무꾼 세명이 언덕을 올라왔습니다. 첫번째 나무꾼이,
"이 나무는 결이 곱고 아주 아름답구나. 내가 적당하게 쓰일 데를 알고 있지."
하고 말하고는 첫번째 나무를 잘랐습니다. 첫번째 나무는 보석상자가 될 자신의 미래를 즐거워했습니다.
두번째 나무꾼이 두번째 나무를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이 나무는 아주 단단한게 쓸 만하겠는걸."
두번째 나무는 자신이 커다란 범선으로 탈바꿈하게 되리라 확신하며 기뻐했습니다.
세번째 나무꾼은 아무말도 없이, 나무에는 시선도 보내지 않은 채 세번째 나무를 베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안돼! 싫어! 나는 여기에 남을 거란 말이야."
세번째 나무의 울부짖는 소리가 언덕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나무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목공예가의 집이었습니다. 공예가의 투박하고 가난에 찌든 손이 첫번째 나무를 다듬었습니다. 첫번째 나무는 잠에서 깨어나 놀라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돼지와 소와 말들을 위한 먹이통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설마! 이것은 분명 꿈일 것이야. 이게 내 모습일리 없어."
공허한 외침과 분노가 첫번째 나무를 삼키고 있었습니다.
"내가 원한 것은 이런게 아니었단 말이야. 대체 하느님 당신은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셨습니까?"
두번째 나무는 선착장 한켠의 작은 조선소에 도착했습니다.
"아! 이제 나는 커다란 범선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하지만, 그런 엄청난 행운은 그에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한참이 지나 조그마한 고기잡이배가 되었을 뿐입니다. 너무 약해서 바다나 강에서는 띄우기조차 힘든, 그저 조그만 호수에서 가난한 어부의 생계유지나 할 조그만 배 말입니다. 두번째 나무는 너무 황당하게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모든 것을 저주했습니다.
세번째 나무는 커다란 창고에 쳐박혀졌습니다. 화가 난 목소리로 하느님께 대항하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내가 원한 것은 언덕에 남아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이었어요. 보석을 원하지도 범선의 위엄을, 명예를 원하지도 않았단 말이예요. 내가 원한 것은 단지 그곳에 남아 하느님을 경배하는 일이었단 말입니다. 내 꿈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이 이것이란 말입니까?!!!"
세 나무는 이렇게 세상과 하느님을 향한 분노를 간직한 채, 또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또다시 세월이 흘렀습니다. 세 나무는 이제 더이상 어린, 젊은 나무가 아닙니다. 험하고 긴 세월이 그들의 어릴 적 기억을, 그들이 소원하던 꿈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어릴 적 언덕 위에서 빌었던 자신의 꿈을 잊어버렸습니다.
첫번째 나무가 오랜 세월 동물의 먹이를 채우느라 썩은 냄새로 찌들어버린 늙은 몸을 쉬고 있던 밤이었습니다. 마굿간의 작은 창문 멀리 커다란 별 하나가 빛을 뿜어대고 있었습니다. 한 청년과 배가 많이 튀어나온 여인이 마굿간 문을 열었습니다.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가 한참이나 지속된 뒤에 새벽을 깨우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청년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첫번째 나무의 품에 아기를 뉘였습니다.
"마리아, 나는 우리 아기에게 좋은 아기침대를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말을 잊지 못하는 청년에게 지친 한숨을 쉬던 여인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아기 침대도 충분히 아름다운걸요.."
그 순간, 첫번째 나무는 어린 시절 하느님께 소원했던 자신의 꿈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을 가슴에 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고기잡이를 마치고 생선비린내로 가득한 몸을 한탄하던 두번째 나무였습니다. 해질녘 선착장이 조금 소란스러워 지더니 자기 만큼이나 피곤해 보이는 나그네 몇이 두번째 나무에 올랐습니다. 배는 호수 한가운데로 움직였습니다. 물결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두번째 나무는 자신이 이 많은 사람들을-자기 기준에서는 분명 많은-안전하게 선착장으로 데려갈 만큼 튼튼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물결이 거세어져 배를 집어삼키려고 하자 사람들이 곤한 잠에 빠진 한 청년을 깨웠습니다. 청년은 잠에서 깨어 물결을 바라보고는
"Peace"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치 거짓말이었던 듯 물결 위에 평화가 가득했습니다. 두번째 나무는 그 순간, 언덕 위에서 소원했던 자신의 꿈을 생각해 냈습니다. 강하고 약한 것은 관점의 차이였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권세자, 왕 중의 왕을 태운 것입니다.
어느 금요일, 오랜 세월 잠겨있던 창고의 문이 열렸습니다. 세번째 나무는 사람들의 함성을 들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엔 그는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한 청년의 어깨위에 얹혀진 순간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돌을 던졌습니다. 자신을 향해 침을 뱉고 채찍을 든 사람이 채찍질을 했습니다. 세번째 나무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분노의 함성을 터뜨렸고 자신을 메고 가는 청년을 향해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난 일요일 아침, 지평선 위로 햇살의 사랑이 쏟아지고 여전히 바쁜 사람들의 모습을 언덕에서 내려다보며, 세번째 나무는 자신의 기도를 잊지 않으신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도 우리는 세번째 나무를 바라볼 때마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과 그 아들 예수를 기억합니다. 그것이 언덕 위에 남아 가장 큰 나무가 되는 것보다 더 좋았습니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혜라고 하지요? 순간 순간 하느님을 향한 나의 소망이 좌절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원망을 하게 되는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 나의 자만과 고집을 꺾으시고,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만드십니다. 내가 나의 자만과 나의 능력과 나의 소망을 다 버렸을 때 하느님은 나의 소원을 더 크게 더 멋지게 이뤄주십니다.
안녕하세요.. 김자연 미카엘라입니다.
가입하고 나서 인사글도 올리지 않던 제가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가끔씩 와서 영.엠마우스 홈페이지를 확인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한 글도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히..
제가 쓸수도 있었는데 그게 그리 쉽지는 않더군요.. 사실 뭐 어려울 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맘 잡고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그런데 이런~~ 요번 주에는 그나마 많은(?) 분들이 글을 올리셨군요..
너무 길게 써서 읽다 중간에 포기할 뻔 하셨다구요? 그럼 지금 제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굉장한 인내심을 지녔다는는걸 새삼 확인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순 시기를 지나 지금은 부활 주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위에 있는 글을 읽고 감동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엠마우스 홈페이지를 찾아주시고 좋은 글들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앞으로는 종종 글을 올릴거니까 재밌게 읽어주시구요..
그럼 다음에 또 뵙죠..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께 평화를 빕니다.!!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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