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음’ 예찬

2013. 10. 23. 오전 6: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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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음’ 예찬

 

 

 

 

매일매일 온 누리를 환히 밝히며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이 놀라운 기적입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사는 이들이 깨어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변을 환히 밝히는 깨어있는 사람들입니다. 아침성무일도 시 로마서 독서입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로마13,11ㄴ.12.13ㄴ).

 

성 아오스팅을 회심으로 이끈 구절입니다. 과연 지금 여기 깨어 사는 영혼들은 얼마나 될까요? 많이 살고 적게 살고가 아니라 깨어 사느냐가 문제입니다. 깨어있을 때 아름답습니다. 깨어있을 때 자유롭습니다. 진정 깨어 있을 때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전 번 주일 인용했던 시를 다시 나눕니다. 계속 피고 지는 수도원 안뜰의 노란 작은 국화꽃들이 별 같습니다.

 

-땅위/무수히 떠오른/노란 작은 들국화 꽃무리들

아/꽃이 별이다/땅이 하늘이다

땅에서도/하늘로/하늘의 별로 살 수 있겠다.-

 

미사 중 형제자매들의 환히 빛나는 얼굴들이 순간 사랑의 꽃, 사랑의 별로 보였습니다. 깨어있을 때 누구나 환히 빛나는 사랑의 꽃, 사랑의 별이 됨을 깨닫습니다. 오늘은 ‘깨어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입니다.

 

 

첫째, 깨어있음은 침묵입니다.

활짝 열려있는 빛나는 침묵이 깨어있음입니다. 이런 깨어있는 침묵은 그대로 기도입니다. 안팎으로 시끄러우면 주님이 얼마나 좋은지 맛보고 깨달을 수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체험하지 못합니다. 깨어있어야 주님의 현존을 체험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주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둘째, 깨어있음은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의 대상이 깨어있게 하는 동력입니다.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릴 때 제대로 항구히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보다 주님을 기다리는 깨어있는 영혼들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이렇게 깨어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언제 주님이 도래하실지 모르니 늘 영혼의 등불 환히 켜놓고 깨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깨어 기다리다가 주님을 맞이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이요, 주님은 우리 곁에 오셔서 말씀과 성체를 대접하며 시중들 드십니다.

 

 

셋째, 깨어있음은 깨끗함입니다.

깨어있어 집중되어 있을 때 주변에 환히 열려 있을 때 깨끗하고 진실하고 단순한 마음입니다. 깨어있는 영혼들에겐 어둠이나 더러움이 없기에 순수함으로 환히 빛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사랑으로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이런 마음 깨끗한 관상가들이 하느님을 봅니다. 하느님을 체험할 때 더욱 깨어있게 되고 깨끗한 마음이 됩니다. 깨어있음과 마음 깨끗함은 함께 갑니다.

 

 

넷째, 깨어있음은 깨달음입니다.

깨어있을 때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봅니다.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을 봄으로 저절로 찬미와 감사의 응답을 드립니다. 죄가 많아진 세상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음을 봅니다.

1독서 로마서의 사도 바오로는 진정 깨달음의 사람입니다. 믿음의 눈이 활짝 열려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바로 이게 깨달음의 축복입니다. 얼마나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깨어있음의 은총입니다. 역시 깨어있음과 깨달음은 함께 갑니다.

 

 

다섯째, 깨어있음은 훈련입니다.

영성생활의 궁극 목표는 깨어있음입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영성가들이 일치하는 목표입니다.

하여 우리의 모든 수행도 깨어있음을 목표로 합니다. 늘 깨어 살기 위한 항구한 영성훈련이 절대적입니다. 우리가 항구히 규칙적으로 평생 매일 끊임없이 죽을 때까지 바치는 성무일도와 미사 역시 깨어있음의 훈련입니다. 사실 깨어있음에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나 다양한 묵상 방법 역시 모두 깨어있음을 목표로 합니다. 이래야 비로소 성령에 따른 영적 삶입니다. 이런 영성훈련을 소홀히 할 때 마음은 무디어지고 영혼의 빛은 점차 어두워집니다. 영혼은 사라지고 육신만, 육적 삶만 남게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깨어 기다리다가 당신을 찬미로 맞이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시편10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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