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가기 전 추
기경들은 침묵의 서약을 했지만 콘클라베가 끝나자 일부 독일인 추기경들은 동포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새 교황이 된 데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비밀스러운 회의
장 풍경을 조금씩 흘리기 시작했다.
쾰른 대주교인 요아힘 마이즈너 추기경은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된 것은
19일 오후 첫 투표이자 통산 네번째 투표에서였다고 밝히고 라칭거 추기경이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표는 치열한 선거전이나 조직적인 선전운동 없이 이루어졌다"면서 "그
것은 내게는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이즈너 추기경은 라칭거 추기경이 선출됐다는 것을 안 순간 추기경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박수 갈채가 일었다면서 "나는 울음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마이즈너 대주교를 비롯한 독일인 추기경 4명은 콘클라베가 끝난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45분 동안 답하면서도 침묵의 서약을 깬 데 대해 우려하는 빛은 보
이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추기경들은 복음서 앞을 차례로 지나며 오른 손을 얹었으며 라칭
거 추기경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비밀을 깨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선서를 했다는 것.
추기경들은 라칭거 추기경이 정확히 몇 표를 얻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
하지 않았으며 베를린 대주교 게오르크 말기밀리아 슈테르친스키 추기경은 "충분할
만큼이라고 대답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마이즈너 추기경은 라칭거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보인 반응도 간접
적으로 전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눈물의 방'으로 교황 제의를 갈아 입으러 들
어갈 때 "약간 쓸쓸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 방은 많은 막 선출된 교황들이 임무의
막중함을 깨닫고 눈물에 목이 메인 곳으로 알려져 이런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교황이 흰색 제의로 갈아입고 돌아왔을 때 나는 그가 실내모를 잊고 안
쓴 줄 알고 걱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의 머리카락이 실내모와 같은 흰색이었다"고 말
했다.
그는 "저녁 식사시간이 되자 라칭거는 훨씬 기분이 나아 보였으며 제법 교황답
게 보였다"고 말했다.
새 교황은 추기경들에게 콩 수프와 콜드 컷(찬 고기와 치즈를 곁들인 요리), 샐
러드와 과일로 짜여진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청했으며 식사 준비를 하는 수녀들
이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어 디저트는 아이스크림과 샴페인 두가지 뿐이었다고 마이
즈너 추기경은 전했다.
한편 콘클라베가 끝난 뒤 일부 미국인 추기경들은 라칭거 추기경이 선출된 배경
을 나름대로 해석했다.
여러 해 동안 로마와 바티칸에 근무했던 뉴욕의 에드워드 이건 추기경은 라칭거
추기경이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지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보다시피 그는 제3
세계의 지지를 얻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20여년 간 바티칸의 외교사절로 근무했던 필라델피아의 저스틴 리갈리 추기경은
라칭거 추기경을 선택하기로 한 결정은 콘클라베 이전 며칠동안에 이루어진 것도,
요한 바오로 2세를 기리는 그의 감동적인 추모사 때문도 아니라면서 "그와 같은 결
정은 최후의 5분, 최후의 몇 시간, 최후의 며칠 사이에 얼마나 깊은 인상을 주느냐
에 달린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기경단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업적을 생각했으며 라칭거는 그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후계자,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계자를 찾
고 있었다. 온 세계가 그를 `위대한' 교황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 모두
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얼마나 놀라운 품성을 지녔는지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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