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특집] 독일 출신 교황

2005. 4. 20. 오후 11:43:04

글자
<새 교황 탄생> "누가 마지막 `독일 출신' 교황인가?"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 새 교황에 선출된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은
과연 몇 년 만의 독일 출신 교황인가?
독일을 비롯한 각국 언론이 대체로 근 500년 만의 독일 출신 교황이라고 보도하
는 가운데 학계에선 `마지막 독일 출신 교황'의 배출된 연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
고 국가 간 `역사 해석'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고 19일 독일 언론은 보도했다.
일반적인 해석인 1522-1523년 재위한 하드리안 6세를 마지막 독일 출신 교황으
로 보는 것이다. 독일 언론은 이를 포함해 그동안 독일 출신 교황은 모두 7명이며,
라칭어 추기경은 8번 째 독일 출신 교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독일 출신 교황은 빅토르 2세(1055-1057)이며, 따라서 라칭어 추
기경은 근 1천년 만의 독일 태생 교황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논란의 배경엔 복잡한 유럽 역사와 국경, 민족 개념과 함께 지배자 또는
강자 위주의 역사관에 대한 저항감도 작용하고 있다.
바티칸 기록에 따르면 하드리안 6세의 출생지는 위트레흐트다. 암스테르담 남동
쪽에 있는 이 지역은 현재 네덜란드 영토다. 그러나 16세기 당시 위트레흐트는 독일
의 오토 황제가 세운 신성로마제국의 영토였다.
문제는 신성로마제국이 하나의 국가라기 보다는 막강한 제후들이 독립적 활동을
하는 시기가 많았던 느슨한 체제였다는 데서 비롯된다.
상당수 네덜란드 언론이나 우트레흐트 대학교 학자들은 하드리안 6세가 네덜란
드 출신이라고 표기한다. 흥미로운 일은 독일 드레스덴의 일간 작센니셔 차이퉁은
지난 17일자 기사에서 `네덜란드인 하드리안 6세'라고 표현한 일이다.
국적이 논란이 되는 사례는 또 있다. 독일 학자들이 독일 출신이라고 꼽는 슈테
판 9세 교황(1057-1058)의 경우 바티칸 기록에 따르면 로렌 지방 출신이다.
알자스-로렌은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영토로 굳어졌으나 그 이전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세력 관계에 따라 소속이 자주 왔다갔다 했다. 노벨상 수상 당시 프랑스 국
적이었으나 성명과 혈통이 독일계인 알베르트 슈바이처도 이 지역 태생이다.
이렇게 보면 최초의 독일 출신 교황이라는 그레고르 5세(996-999)의 경우에도
지금의 오스트리아 케른텐주(州) 태생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마지막 독일 출신 교황이라는 점에 이론이 없는 빅토르 2세의 경우 출생지가 현
독일 남부 흑림지대에 있는 슈바벤 지방이다.
통설에 따른 두번째 독일 출신 교황은 1046년 선출됐다가 이듬해 독살당한 클레
멘스 2세로 현재 그의 묘는 독일 남부 밤베르크에 있다.
세번째인 다마수스 2세는 1048년 7월17일 즉위했으나 팔레스타인 지역 방문 중
말라리아에 걸려 8월 9일 선종, 불과 2주일여 재위했다.
네 번 째는 기독교가 동로마교회와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서로마교회로
갈리던 당시의 레오 9세(1049-1054년)다.
그의 후임 독일인 교황인 빅토르 2세(1055-1057년)는 신성로마제국의 하인리히
3세가 임명한 마지막 교황이다.
슈테판 11세(1057년 8월-1058년 3월) 이어 즉위한 하드리안 6세는 1978년 폴란
드 출신 카롤 보이트라 추기경이 요한 바오로 2세가 되기 이전엔 마지막 비(非)이탈
리아 출신 교황이었다.
http://blog.yonhapnews.co.kr/seberlin/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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