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고종수 (펌글)

2007. 10. 23. 오후 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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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 진화는 계속된다
 
 
 
컴퓨터 볼배급·칼날 프리킥…5년전 천재시절 그대로 가을들어 기량 회복…팬들, 벌써 내년시즌 기대

“재기란 말은 이릅니다. ‘옛날의 고종수’가 아닌 다시 시작하는 ‘지금의 고종수’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고종수(대전 시티즌)는 22일 대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모처럼 진정한 휴식을 즐겼다. 지난해 1년간 축구를 쉬었던 그에겐 오랜만에 느껴보는 격전 끝의 달콤함. 96년 수원 삼성에 입단, 소속팀과 대표팀을 넘나들며 ‘축구천재’라 불렸던 고종수였지만 2002년 이후 부상과 팀 적응 실패 등으로 내리막은 오르막만큼이나 급했다. 한국 나이로 서른, ‘끝났다’는 주위 평가를 뒤로 하고 대전 유니폼을 입은 2007년 시즌이 그에겐 평생 못 잊을 시간이 됐다.

“아쉽죠. 목 터져라 성원해 준 팬들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21일 K리그 울산 현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0대2로 패한 뒤 고종수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마냥 어둡지는 않았다. 팬들은 경기 내내 ‘고종수’를 연호했다. 정확한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끈 고종수는 경기 막판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관중석에 물병을 던진 울산 김영광의 어깨를 다독이는 모습에선 성숙함마저 묻어났다.

꿈 같은 3개월이었다. 8월 1일 FA컵 부산과의 16강전을 통해 복귀 전을 치른 고종수는 짧은 시간 안에 ‘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지난 7월 대전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김호 감독이 허벅지 부상 등으로 전반기를 날린 고종수에게 빛이 됐다.

김 감독은 수원 삼성에서 함께한 ‘애제자’의 컨디션이 경기를 뛰면서 올라올 것으로 믿었다. 예상은 맞았다. 투박했던 움직임은 경기에 나설수록 점점 좋아졌고 패스 감각도 서서히 돌아왔다. 지난달 22일 대구 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2년3개월 만에 공격 포인트를 올린 고종수는 30일 전남 전에선 결승골을 터뜨리고 환희의 공중제비를 돌았다.

대전의 극적인 6강 진출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축구 팬을 뭉클하게 했던 대전의 ‘가을 동화’는 울산에 의해 막을 내렸지만 고종수는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동계 훈련 착실히 할 거예요. 미친 듯이 축구가 하고 싶던 그 시절을 잊지 않을 겁니다.”

 

 

 


▲ 21일 K리그 울산과의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고종수의 프리킥. 왼발에서 뿜어내는 예리한 각도가 전성기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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