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지성 177cm/ 73kg
맨체스터 Ut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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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파벨 네드베드 | 박지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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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심장을 지닌 초인적인 스태미나의 화신,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부른다. 파벨 네드베드. 정말이지 놀라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 2월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네드베드는 만 서른여섯 살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믿기지 않는 엄청난 활동량과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세리에A에서도 유벤투스의 주력으로 뛰고 있는 네드베드의 슈퍼맨급 체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볼 없는 움직임은 토털풋볼을 근간으로 조직력을 강조하는 현대축구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 개인의 경쟁력이다. 토털풋볼의 상징 요한 크루이프는 토털풋볼을 가리켜 공간을 만들고 공간으로 들어가 공간을 구축하는 축구라고 정의했는데 공간을 창조하는 능력은 현대축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잣대이기도 하다. 볼 없는 움직임의 전제는 체력과 축구적 지능이다. 네드베드의 특징과 꼭 맞아 떨어지는 요소다. 헌신적인 움직임과 경기 내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체력은 네드베드를 표현하는 또 다른 수식이다. 양발을 쓰고 위치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함도 네드베드의 경쟁력이다. 선수 커리어 초반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던 네드베드는 현재 측면과 중앙에서 공격적인 플레이와 함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유벤투스의 재건을 이끌고 있다. 네드베드의 재능이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하다. "나의 하루 일과는 연습장의 조명이 꺼질 대 끝났다"라는 회고에서도 알 수 있듯 네드베드는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네드베드는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우월하지 않다고 느꼈을 때 희열을 느꼈다"라고 과거를 짚기도 했다. 어쩌면 이 글은 10여 년 동안 필드 안팎에 숱한 감동의 바이러스를 뿌린, 은퇴를 앞둔 마지막 걸음을 떼고 있는 우리 시대 한 영웅에 대한 헌사다. |
"볼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off the ball)이 매우 뛰어난 선수" – 알렉스 퍼거슨 지난 시즌, 긴 부상 끝에 복귀를 앞둔 박지성에게 퍼거슨 감독이 던진 찬사다. 퍼거슨은 공연한 칭찬 따위 남발하기는커녕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며 선수의 약점을 들춰내는 데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감독이다. 그러니까,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두고 내린 이 평가는 충분히 신뢰할만한 얘기라는 말이다. 혹자는 말한다. "아니, 공을 가지고 뛰는 종목인데 공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좋다는 게 칭찬이냐." 대답부터 하자면, 그렇다. 그것도 "오브 코올스~ (Of course)"다. 모두 알다시피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11명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이처럼 치열한 전투에서 전장에 나서는 선수들 각 개인의 목표가 같을 리 없다. 돌격대가 있다면 방어조도 있고, 저격수가 있다면 정찰조도 있어야 한다. 전쟁과의 비교법이 그리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박지성의 역할은 이를 테면 '엄호'다. 한 방에 적장을 쓰러뜨릴 수 있는 저격수도, 치밀하고 빠른 접근으로 상대 진지에 수류탄을 집어넣는 돌격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엄호하는 멤버가 없다면 승리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할 것이다. 이처럼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뛰어난 움직임을 가진 박지성은 전통적 스트라이커의 존재 가치가 점점 희미해지는 현대 축구, 특히 맨유 공격 라인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동료 공격수가 비워둔 자리를 냉큼 차지해 수비수의 견제를 분산시키는 영리한 움직임부터 수세 때에는 상대 공격수가 활보할 공간을 없애 수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까지 묵묵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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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역시 클래스였다. 얼마 전 첼시 원정에서 보여준 네드베드의 플레이는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비록 드로그바의 골로 유벤투스가 패하기는 했지만 중원 전체를 누비는 왕성한 체력과 센스는 변함없는 네드베드의 아우라였다. 네드베드가 첼시전에서 뛴 12,664m는 16강전 8경기 출전 선수를 통틀어 최장 거리이기도 했다. 2002-03시즌의 네드베드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복수의 심장을 지닌 선수라는 찬사가 쏟아진 해이기도 했는데 파괴적이기까지 한 활동량과 움직임으로 개인과 유벤투스의 빛나는 성취를 일구어냈다. 비록 AC밀란과 격돌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4강 레알 마드리드전 경고에 따른 징계로 나서지 못했고 유벤투스가 승부차기 끝에 패하기는 했지만 네드베드가 결승전에 나섰더라면 역사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란 찬사 섞인 탄식을 듣기도 했다. 2003년 여름 세리에A 2연패를 거둔 네드베드는 그해 발롱도르, 세리에A 최우수선수, 챔피언스리그 최우수 미드필더, UEFA 베스트11 등 개인상을 휩쓸었다. 네드베드가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던 2006월드컵 미국전의 기억도 강하다. 밀란 바로쉬의 결장 속에 토마시 로시츠키와 체코의 중앙을 책임진 네드베드는 공간을 빠져 들어가는 발군의 움직임과 패싱으로 로시츠키의 환상적인 골을 엮어냈다. 네드베드의 위대함은 프로 경력 18시즌 동안 매 해 두 자릿수의 출전을 기록한 꾸준함에 있다. 오는 8월이면 만 37세가 되는 나이에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시점에도 주전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거장 네드베드의 진면목이 아닐까 한다. |
멀게는 PSV시절인 2005년 봄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부터 가깝게는 지난 주 중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있다. 각각 AC밀란(2005년)과 인터밀란(2009년)을 상대로 펼친 이 두 차례의 승부는 박지성의 장점이 극대화된 경기이자 '볼 없는 움직임'에 관한 한 그가 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 승부였다. 흔히 우리가 박지성의 '수비력'이라 통칭하는 그의 적극적인 압박은 결국 '볼을 갖지 않은' 상황에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할 줄 아는 박지성의 명민한 축구 지능과 무관하지 않다. 인터밀란 전 이후 이탈리아 언론에서 붙여줬다는 '세 개의 폐를 지닌 남자'라는 별명처럼 뛰어난 심폐 기능과 지구력을 겸비한 박지성의 신체 조건은 '볼 없는 움직임'에서 발견되는 축구 센스와 만나 팀웍을 향상시키는 주요 요소가 된다. 공격수이면서 공의 궤적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 선수와 공간의 위치에 주목하는 박지성의 움직임은 2005년 4강전에서의 기념비적인 골과 2008년 9월 첼시전에서의 골, 혹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2009년 2월의 이란전이나 2006년 6월의 프랑스전에서처럼 대단한 테크닉이 필요하지 않아도 결정적인 득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이러한 장점은 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바르셀로나전이나 최근 인터밀란전에서처럼 상대의 뛰어난 오버래핑을 억제하는 데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많은 골을 노리기보다는 한 두 골의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중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이 중용되는 것은 그래서다. 물론 득점력 부족으로 인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의 교체 투입 확률은 매우 낮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상대의 공격 루트를 봉쇄했던 여러 장면들은 박지성의 이러한 장점이 극대화되어 표출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