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베로니까

2004. 10. 4. 오후 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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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베로니카,
얼굴도 보여주지 않고 뒤에서 반주하시느라

늘 답답했을 거라 믿어요. 

길다란 발판들과 2층이나 되는 건반

그리고 쉴 사이 없이 연주해야 하는 올겐 뒤의 그림자가

상큼한 가을빛에 더욱 아름답고 또 고마움으로 그려집니다.

 

참, 묘하지요?

연주회를 가질 때마다 '내'가 잘 해서 성공한 것 같았는데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나' 보다 공이 큰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게 보이니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한 덩어리의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보면

얼마나 진솔했는지 처음보다 더 확연히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붉은 빛이 은은하게 내리는 설악을 보면 

입단한지 얼마되지 않지만

그대의 숨은 그 자리가 

그처럼 가장 큰소리로 소리없이 성가대를 빛나게 했구나 하는걸 느낍니다.

 

감히 내 사랑이라고 말해 지휘자님이 더 놀라셨겠지만

한결같은 연주로 우리들의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해 주고,

 

무엇보다 성가대에서의 행복감을

그대의 손끝에서부터 느끼기에

어느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할 때마다 그 귀한 것을 줄 수 있겠어요. 

 

내 사랑, 베로니카.

가사도 잘 까먹는 내 목소리가 그래도 천상의 소리로 향하게

온 몸으로 연주해 주어요.

 

큰 연주 몇 차례 지내고 보니

그대의 잔잔한 숨소리가 노래였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올겐 뒤 베로니카에게 따뜻하고도 환한 은총 내려주세요.

 

 

 

  

댓글 8

  • 2004년 10월 4일 오후 3:20

    그렇지요!!! 베로니까 반주자님의 숨은공을 저도 오늘 천사의 날을 맞아 아름다운 멜로디를 묵묵히 선사하는 한천사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읍니다..

  • 2004년 10월 4일 오후 3:21

    진정 고맙게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 2004년 10월 4일 오후 7:48

    그렇습니다. 저는 반주자님의 오른쪽 얼굴을 항상 보고 있지요. 그 오른쪽 얼굴은 참 아름답습니다. 보이지 않는 왼쪽 얼굴은 더욱 아름답겠지요.

  • 2004년 10월 4일 오후 9:48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맛있게 써 주다니 이심전심 .....나 역시 주님께 간청 합니다. 평화가 항상 함께 하시길.....

  • 2004년 10월 5일 오후 12:09

    암튼.....토마스가 복받은겨...암...., 아깝지?..!... 나도..........내사랑 베로니카!!!

  • 2004년 10월 5일 오후 1:34

    홍홍홍...나도 내사랑 베로니카!!!(시어머님 죄송...)

  • 2004년 10월 5일 오후 2:17

    베로니카 자매님은 성가 반주시마다 오르겐 소리안에 자신의 사랑과 정성을 담아 우리모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 2004년 10월 6일 오전 9:37

    늘 데레사님 글엔 탄복합니다. 우리의 맘을 이렇듯 잘 표현하시다니.. 그래요, 주님! 저도 기도 드려요. 베로니까언니에게 자비와 은총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