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데이 루이스

2006. 11. 9. 오후 5:34:55

글자

전 <Pie Jesu>가 안 들리네요. 좋은 노래 같은데, 다시 한 번 올려 줄 수 있나 모르겠네요.

 

이번 주엔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나오는 영화를 보기로 했지요. 예전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왔던 데이 루이스를 보고는 너무 폼나게 보여서, 저렇게 청춘을 살아 간다면, 당장 죽어도 좋겠다고 허세를 부린 적도 있어요. 흠, 정말 매력적인 배우 입니다. 그때 이후로 이 사람 나오는 영화는 이거다 하면서, 찿아 봤는데,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의 건달에서부터 <모히칸의 최후>에 나오는 강인한 전사나, <나의 왼발>의 장애인까지, 소름끼치도록 눈부신 연기를 보여 줍니다. 이 분의 얼굴은 표정부터가 삐딱한데, 아무 말 없이 턱턱 내다 꽂는 시선이 그리 쓸쓸할 수가 없지요. 삶이 근본으로는 비극이고, 황량하다는 걸 몸으로 보여 주는 배우 같아요. 우리가 볼 영화 에서는 어린 시절 주인공에게 빼곡히 들어 차있던 정신과 이념의 열병이, 그후에 불가피하게 통과해야 했던 침묵과 고독을 통해, 그리고 그것의 다른 이름인 권투를 통해, 어떻게 성큼 삶의 진실에 이르는지를 아주 흥미롭게 보여 줍니다. 문제는 감독이 너무 재미있게 만드려고 한 때문인지, 이렇게 시린 한 청춘의 땀방울과 입김을 조금 뻔한 갈등과 흥미로운 이야기들 사이로 자주 흘려 보낸다는 겁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헐리우드 드라마가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영화 전편에 흐르는 긴장의 밀도가 그 정도는 봐 줄만하게 합니다.

 

어떻거나, 상용 수사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데이 루이스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만합니다. 이 분이 이태리에서 구두 수선하며 지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는데, 그냥 폼생폼사로 연기하는 배우는 확실히 아니네요.

 

제가 가장 최근에 본 데이 루이스의 영화는 <잭과 로즈의 발라드>인데, 인기는 없었지만 매우 뛰어난 영화입니다. 데이 루이스의 부인이 감독을 했는데, 미국 작가 헨리 밀러의 딸이라네요. 이상향을 꿈꾸며 미국 동부의 외딴 섬으로 들어온 급진주의자들의 실패한 삶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딸 사이의 연인 같은 사랑을 그려 내고 있는 영화입니다. 삶이 이렇게 불가사의한 건지 서늘한 마음으로 돌아 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거기에 주제가로 나오는 <I put a spell on you>를 한번 들어 보세요. 짐 쟈무쉬의 <Stranger than Pardise>에도 나오는 곡인데, 여기선 CCR이 부른 거니까 볼륨을 좀 높여야 재미있습니다. 뭐 때문인지 음악을 올릴 수 없어 파일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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