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008. 7. 26. 오전 9:30:17

글자
어머니
 
어머니는 가셨습니다.
아무 말씀 않으시고 가셨습니다.
 
고운 수의 입으시고 오래전에 헤어진
아버지 곁으로 떠나셨습니다.
대세도 받지 못하시고
홀로 외로운 길 떠나셨습니다.
 
작은 체구에 강하셨던 어머니,
우리 오 남매를 혼신을 다해 키워내신 어머니,
그래도 자기 자랑 한 번 않으시던 어머니,
나는 괜찮다. 너희만 잘 살면……’ 하시던 어머니,
내가 미국으로 건너올 때, 최선을 다해라. 나는 너를 믿는다'시며
겉으로는 눈물 한 방울 안 보이시던 어머니,
그 모습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가시는 모습,
십 년 만에 얼굴이라도 뵐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차가운 엄마 볼이 살아 계신것 처럼 부드러웠습니다.
 
막내 아들이 목 놓아 부르는 소리에도
대답이 없으십니다.
단단히 삐치셨나 봅니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기에
잘 가시라고,
편히 가시라고 놓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곱디 고운 명주 수의 옷고름에
가슴에 깊이 깊이 간직하고 가시라고
마지막 선물, 예쁜 묵주 달아 드렸습니다.
 
금방이라도 옛날 처럼 부르실 것 같아
뒤 돌아보고 또 뒤 돌아보아도
어머니는 아무 말씀 없으셨습니다.
구십 일 년의 생을 마감하시고
하느님께로 떠나셨습니다.
 
평생을 조용히 사셨던 독립투사의 무남 독녀는
이렇게 한 생을 마감하고 편안히 떠나셨습니다.
슬픔도 고통도 없는 하느님 나라로……………
 
                       July 22, 2008

                                 한국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선종하신 날 늦은 저녁,
신부님, 사목회장님 그리고 교우 여러분이 오셔서 어머니를 위해 연도를 바치고 기도해주시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날 황급히 한국을 가서 장사지내고 이내 돌아 왔습니다.
태풍 갈매기도 어머니 가시는 길 막지 못했습니다. 삼우날 아침까지 장대같은 비가 쏟아져 말 그대로 걱정스런 삼우였는데 봉분에 잔디하나 상하지 않았고 막상 산에 올라갔다 내려 올 때까지는 푸른 하늘 조차 보이더니 모든 절차를 끝낸 후 다시 비가 쏟아 지기 시작 했습니다.
모두 여러분의 기도의 힘으로 어머니는 편안히 떠나실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Beaver Dam에서
                                             권  스테파노  율리아나  
 

댓글 1

  • 2008년 7월 27일 오전 1:50

    고인께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도록, 다시한번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