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를 선포하여라!(0709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2015. 7. 8. 오후 10: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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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7. 09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마태오 10,7-15 (열두 사도를 파견하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하늘나라를 선포하여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귀한 사명을 부여하시고, 당신 곁을 떠나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십니다. 사도들이 하늘나라를 선포하여야 할 세상은 예수님께서 이미 하늘나라의 씨를 뿌리신 세상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이미 자라나기 시작한 하늘나라를 질식시키려는 검은 음모와 하늘나라를 변질시키려는 달콤하지만 독이 가득한 유혹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2000년 전 예수님께서 거칠고 삭막한 세상 한 가운데로 사도들을 파견하셨듯이,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을 세상 속으로 파견하십니다. 우리는 하늘나라를 선포하라는 사명을 받고 예수님께로부터 세상 속으로 파견된 사람입니다. 우리는 하늘나라는 저 멀리 아득한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숨결이 묻어나는 이 땅 가까이 있음을 함께 사는 이들에게 선포하라는 사명 때문에, 세상 속 깊이 온 삶을 던지는 사도입니다.


우리는 사도로서 주님께로부터 부르심 받았습니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찬 부르심입니까?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내가 주님의 사도라는 것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는 뜨거운 열정과 온 몸 휘감는 거룩하고 강렬한 떨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시간 함께 하시는 믿음의 벗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맡겨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사명, 곧 하늘나라의 선포란 과연 무엇일까요?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일부에서 외치듯이, 단지 입으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라고 떠벌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우리가 먼저 하늘나라의 삶을 살고, 이 삶을 통해 벗들에게 하늘나라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그것이 어떠한 형태든 인간이 만들고 주인처럼 섬기는 우상이 활개 치는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몸소 다스리시고, 우리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세상입니다. 그러기에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재물 권력 온갖 잡신이 아니라, 생명 사랑 정의 평화의 하느님만이 하느님이심을 장엄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미 시작되었고 완성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감추어진 소중한 실체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사람이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이기심이라는 두꺼운 벽에 둘러싸여 있던 사람의 선한 본성, 곧 사랑과 정의를 다시금 깨우는 것입니다. 또한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때로는 거짓과 불의마저 양식 삼아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헛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소유와 권력의 노예로서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섬김과 헌신의 참사람이 되라고 일깨우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모든 이가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더불어 사는 기쁨의 세상입니다. 따라서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 끝에 획득한 승리의 환희가 아니라, 내 것 네 것 갈림 없는 소박한 나눔이 주는 잃어버린 참 기쁨을 되찾아 주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부르시는 하느님과 부르심 받은 사람이 함께 일구어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늘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새사람이 되고, 보잘것없는 새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차가운 이 세상의 딱딱한 껍질을 깨뜨려, 감춰져있는 듯 희미한 하늘나라를 빛처럼 환히 드러내자고 초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로부터 하늘나라 선포의 사명을 받은 거룩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미리 맛 본 하늘나라를 마음에 담고, 함께 할 벗들과의 벅찬 만남을 희망하며, 오늘도 세상 속으로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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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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