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사람 모니카 생일
다른 때 같으면 딸 세레나, 아들 아우구스티노와
함께 저녁 먹고 케잌 자르고 했을텐데...
장모님은 과천 처남 집에 며칠 아픈 손자 돌봐주러 가시고
혼자 계시는 장인어른 생각에 조금 일찍 퇴근해
성산동으로 달려가 모시고 나와
동네에 새로 생긴 고기집에서 집사람이 술 한잔 따라 드리며
“아빠 오늘이 내 생일이예요!”하고 말씀 드리자
“아이고 그래 미안하다 내가 며칠 전까지도 생각했었는데...”하신다
장모님 이 자리에 같이 계시면 얘들 밥값 많이 나온다고
그 좋아하시는 고기 드시는데 주책없이 많이 드신다며 눈치주시고
술 몇 잔도 못 드시게 하실텐데...
오늘은 소주 네 잔이나 드시면서
고향, 한 달 전에 돌아간 국민학교 동창, 전쟁이야기며
속초에서 2주 훈련 받고 국군에 입대하시고,
실탄도 없는 엠원 소총으로 민가에 숨어있는 인민군 두 놈 잡고
훈장타신 이야기를 숨차게 하신다
장인어른 올해 팔순
인민군대에 안 끌려 가시려고
어머니께서 싸주신 주먹밥 들고 산으로 도망다니시고,
스무살에 전쟁나서 혼자만 흥남에서 미군군함타고 피난오실 때
그 배 갑판위에서 집근처에 비행기가 폭격하고
인민군이 총 쏘며 따라오는 모습 바라다보며 발만 동동구르고
부모님, 남은 가족생각에 눈이 퉁퉁 붓도록 갑판 위에서 밤새 우시다
날이 밝아 묵호항 도착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연신 눈물을 훔치신다
홀 홀 단신으로 남쪽에 오셔서 딸 둘 아들 하나
반듯하게 키우시느라 큰 딸 제게 시집오기 전 까지도
건설현장에서 발까지 절단 되시면서도 애쓰셨던 장인어른
십년 전 심장수술 하시고 많이 숨차하시며
불편하신 다리 때문에 운동도 맘껏 못 하셔서
배가 남산 만하시고
얼굴에 검버섯이 잔뜩하신 장인어른
이제 장인어른께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리 길지 않을텐데 ...
세상일 바쁘다고, 돈 몇 푼 더 벌겠다고 또 자기 좋은 것 하는데는 밤을 새면서도
몸 불편하신데 식사는 잘 하시는지, 약은 제때에 드셨는지
손가락이 부러져서 안부 전화 한번 제대로 안드리고...
제 새끼 일이라면 십리도 멀다 않고 달려가고
빚을 내서라도 자식새끼들 하고 싶은 것 외면 못하는 놈이
돈은 다 벌어서 지고 가려고 아버지 잡숩고 싶어 하시는 것,
하시고 싶은 것 못해드리고 ...
낳아주신 아버지는 이십육년 전 쉰다섯에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이제는 장인 아니 우리 아버지는 한 분 밖에 안 계신데도
계실 때 다 못하고 가신 후에 가슴치며 후회하려고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식 !!!
아버지 건강하시고 제가 더 열심히 할께요 !!!
모니카 생일 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