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린 시절 풀먹인 이불호청 사이를
쫙쫙 펼치며 지나가는 놀이를 좋아했다.
빨래 사이를 지날 때 풍기는 마른 비누 향과 볕에 바짝 말라붙은
이불호청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펄럭이는 시원한 느낌이 참 좋았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훌쩍 키가 커 버렸을 때,
햇볕 가장 따스한 날을 기다려
해묵은 호청을 걷어 거품을 내고,
마당엔 쭉 빨래 줄을 걸고
어린 시절 엄마처럼 빨래를 한다.

봄볕에 빳빳하게 마른 빨래가 뽀얀 냄새를 풍길 때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 아련한 첫 가장자리를 펼치면....

아아... 펄럭이는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유년의 아침햇살 사이로...

누가 땅 따먹기를 많이 먹나 경쟁하던 소꿉친구를 만나고,
처음 잡은 손 떨리던 짝사랑하는 우간다 왕자를 만나고...

신나게 줄넘기하던 백일홍 꽃나무 그늘아래 교정에서
흙담 냄새 일렁이던 벤치에서 풋풋한 친구들의 어릴적 추억이 생각난다

엄마만 보면 그저 좋아서 허리춤을 감겨돌던 어지런 바람
펄럭이던 어머니의 치맛자락
날으며... 춤추며...
펄럭이던 내 어릴적 아름다왔던 순간들...

다시 한 번 이불호청 사이로 친구와 소꿉장난했던
그 시절이 한번만 내게 다시오면 좋으련만
한번만 더...

고향의 그 노래...
추억은 다시금 우리네 마음속에 활짝 피어나고
풋풋한 산천초목속에 아름다운 들꽃으로 만발하였습니다.

그 시절 그 노래가 그립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가을겆이가 다 끝나고
아름다운 이 가을날...
한마리 철새되어 높이 더 높이
늘푸른 가을하늘, 파아란 창공을 향해 더높이 더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