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별, 미련, 그리움, 그리고 추억

2007. 5. 2. 오후 2: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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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이별, 미련, 그리움, 그리고 추억

            한 아이가 하얀 백사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따스하고 고운 모래를 두 손 가득히
            담아서 놀고 있었데요.

            이것이 사랑입니다.

            아이가 모래를 담은 손을 들어 올리자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말았어요.

            이것이 이별입니다.

            아이는 흘러내리는 모래를 막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모래는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이것이 미련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의 손 안에는
            아직도 모래가 남아있었어요.

            이것이 그리움입니다.

            아이는 이 놀이도 싫증이 나자
            집에가기 위해 손바닥에 묻은 모래를
            탁탁 털었어요 그랬더니
            손바닥에 묻어있는 모래가 금 빛으로
            빛나고 있었어요.

            이것이 추억입니다.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신경숙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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