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토요일 마르 12,38~44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면서 이러한 말씀을 하십니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
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런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보이려고 하고, 윗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며,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아주 섭섭해하고 허탈해지며 쉽게 미움과 분노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 계속 움켜잡아야만 하고 확보하여야만 하기 때문입
니다. 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에도 해당됩니다.
이어서 성경은, 동전 한 닢을 헌금하는 가난한 과부를 대면시켜 줍니다. 가난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지만, 정성을 다한 그녀는 허탈해하지 않습니다.
적은 헌금에 송구스러워 할지는 모르지만, 하느님께 의지하고 맡기는 마음은
단단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때로 정도 이상으로,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마음을 씁니
다. 그러나 외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기면 빼앗길수록 내적인 것을 잃게 됩니다.
또 육적인 것에 안주하면 할수록 정신적으로는 삭막해집니다.
우리는 늘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소원해질수록 '나' 자신을 잃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에 대한 결과는 불안, 초조, 겉치레, 분노, 미움입니다. 반대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탄탄해질수록 '나' 자신을 얻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는 담담함,
위로, 평화, 기쁨입니다.
비록 '나'라는 존재가 보잘것없지만, 하느님이 계심으로 든든해하는 우리가 됩
시다.
가진것도 없고 실력도 재능도 없으나 하느님으로 인해 든든해하고 위로와 평화를 누린다면,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오늘도 내가 해내야 할 것은, 나 자신은, 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겸손입니다.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 묵상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