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고발과 고백
1. 야훼의 손이 짧아서 구해 내지 못하시겠느냐? 귀가 어두워서 듣지 못하시겠느냐?
2. 너희가 악해서 너희와 하느님 사이가 갈라진 것이다. 너희가 잘못해서 하느님의 얼굴을 가리워 너희
청을 들으실 수 없게 된 것이다.
3. 너희 손바닥은 사람 죽인 피로 부정해졌고 손가락은 살인죄로 피투성이가 되었구나.
너희 입술은 거짓이나 지껄이고 너희 혀는 음모나 꾸민다.
4. 모두들 하나같이 부당한 송사를 일으키고 없는 일을 꾸며 내어 고소하는구나. 터무니없는 것을 믿고
사실무근한 소리를 지껄인다. 그 밴 것이 음모인데 잔악 말고 무엇을 낳으랴?
5. 독사의 알이나 품어 까려는 것들, 거미줄이나 치려는 것들, 그 알을 하나만 먹어도 사람은 죽고, 눌러
터뜨리면 독사가 나온다.
6. 그들이 치는 거미줄로는 옷도 만들지 못하고 천을 짜서 몸을 두르지도 못한다. 그들이 한다는 짓은
잔학뿐이요
7. 그들의 발은 나쁜 짓이나 하러 뛰어 다니고 죄없는 사람의 피나 흘리러 달린다. 잔악한 계책을 꾸며
닥치는 대로 빼앗아 먹고 짓부수는 것들,
8, 평화의 길은 아랑곳도 없는데 그 지나간 자리에 어찌 정의가 있으랴? 그들이 구불구불 뚫어 놓은
뒷골목을 가면서, 평화를 맛볼 사람이 있으랴?
9. 그리하여 공평은 우리에게서 멀어만 가고 정의는 우리에게서 떨어져만 간다. 빛을 기다렸는데 도리어
어둠이 오고 환하기를 고대하였는데 앞길은 깜깜하기만 하다.
10. 우리는 담을 더듬는 소경처럼 되었고 갈 길을 몰라 허둥대는 맹인이 되었다.
한낮인데도 황혼무렵인 듯 발을 헛딛기만 하는 모양이 몸은 피둥피둥한데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구나.
11. 우리가 모두 곰처럼 으르렁거리고 비둘기처럼 신음하면서 공평을 고대하나 그것은 사라져 가고 구원을
기다리나 그것은 멀어져만 간다.
12. 하느님, 우리는 당신께 거역하기만 했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우리를 고발합니다.
우리의 배신행위가 눈앞에 뚜렷한데 어찌 우리가 죄악을 모른다 하겠습니까?
13. 우리는 야훼를 거역하고 배반하였습니다. 우리 하느님을 외면하고 따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비꼬는 말, 반항하는 말만 하였고 거짓말이나 토해 내고 있었습니다.
14. 공평은 뒤로 제쳐 놓았고 정의는 얼씬도 못하게 하였습니다. 성실은 대중앞에서 짓밟혔고 정직은
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구원을 이루시는 야훼께서 몸소 나타나신다
15. 성실함이 종적을 감추고 악에서 발을 뺀 자가 도리어 약탈당하는 세상, 이다지도 공평하지 못하여
야훼께서 눈을 찌푸리시지 않을 수 없는 세상,
16. 그의 눈엔 사람다운 사람 하나 보이지 아니하고, 중재하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으니 기막힐 수밖에,
그리하여 야훼께서는 당신의 팔만 믿고, 당신의 정의만을 집고 일어서신다.
17. 몸을 감싼 갑옷에선 정의가 뻗어 나고 머리에 쓴 투구에선 구원이 빛난다. 몸을 감은 속옷에는 응징이
숨어 있고 그 걸친 겉옷에선 열성이 흩날린다.
18. 사람의 소행대로 갚으시고 적들에게 진노하시어 원수를 갚으시리라.
19. 해지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 야훼의 이름을 두려워하고, 해뜨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 그의 권위앞에서
떨리라. 밀어 닥치는 강물처럼 그는 오신다. 야훼의 콧김에 밀려 오는 강물처럼 오신다.
20. 시온을 구하시러 오신다. 죄를 뉘우치고 돌아 오는 야곱의 후손을 구하시러 오신다.
야훼의 말씀이시다.
21. "내가 스스로 그들과 맺은 나의 계약은 이것이다."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영을 너에게 불어 넣고,
나의 말을 너의 입에 담아 준다. 나의 이 말이 이제부터 영원히 너의 입과 너의 자손의 입과 대대로
이어질 자손들의 입에서 떠나지 아니하리라. 야훼가 말한다."
60장
시온의 영광스러운 새 날
1.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야훼의 영광이 너를 비춘다.
2. 온 땅이 아직 어둠에 덮여, 민족들은 암흑에 싸여 있는데 야훼께서 너만은 비추신다.
네 위에서만은 그 영광을 나타내신다.
3. 민족들아 너의 빛을 보고 모여 들며 제왕들이 솟아 오르는 너의 광채에 끌려 오는구나.
4. 머리를 들고 사방을 둘러 보아라. 모두 너에게 모여 오고 있지 않느냐? 너의 아들들이 먼 데서 오고,
너의 딸들도 품에 안겨 온다.
5. 이것을 보는 네 얼굴에 웃음의 꽃이 피리라. 너의 가슴은 벅차 올라 부풀리라. 바다의 보물이 너에게로
흘러 오고 뭇 민족의 재물이 너에게로 밀려 오리라.
6. 큰 낙타떼가 너의 땅을 뒤덮고 미디안과 에바의 낙타들이 우글거리리라. 사람들이 스바에서 찾아 오리라.
금과 향료를 싣고 야훼를 높이 찬양하며 찾아 오리라.
7. 케달의 모든 양떼가 너에게로 모여 오리라. 네가 느바욧의 수양들을 제물로 바치게 되리라.
그것들이 나의 제단에 오르므로 나는 마음이 즐거워 영화로운 나의 집을 더욱 빛내리라.
8. 누가 저렇게 구름처럼 두둥실 날아 드느냐? 둥지로 돌아 오는 비둘기처럼 날아 드느냐?
9. 나를 바라고 배를 몰아 오는 사람들, 다르싯의 상선들이 앞장서 오는구나. 너의 아들들을 멀리서 데리고
오는데 그들의 금과 은도 함께 싣고 오는구나. 네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높이려고 너를 아름답게 꾸며 준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를 찬양하려고 오는 것이다.
10. 외국인들이 너의 성을 수축하고 그 왕들이 너의 신하가 되리라. 내가 노하여 너를 때렸지만 귀여운 생각이
들어 너를 가엾게 본 때문이다.
11. 밤에도 낮에도 잠그지 아니하고 네 성문은 늘 열려 있어, 왕들이 앞장 선 가운데 뭇 민족이 보화를 성 안
으로 들여 오리라.
12. 너를 섬기지 않는 민족과 나라는 망하리라. 그런 민족들이 살던 고장은 폐허가 되고 말리라.
13. 레바논의 특산물이 너에게로 들어 오고 전나무, 느릅나무, 회양목도 함께 들어 오리라. 내가 이런 것으로
나의 성전이 서 있는 곳을 꾸미고 나의 발이 놓여 있는 곳을 장엄하게 만들리라.
14. 너를 억누르던 자들의 후손이 허리를 구부리고 너에게 오리라. 너를 멸시하던 자들이 너의 발 아래
엎드리리라. 그들은 너를 "야훼의 도읍" 이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의 시온" 이라 부르리라.
15. 너는 버림받은 몸이었다. 보기도 싫어하여 찾는 이도 없는 몸이었다. 그런데 나 이제 너를 길이 존귀하게
해 주리니 대대로 사람들이 너를 반기리라.
16. 너는 뭇 민족의 젖을 빨며 제왕들의 젖을 먹고 자라리라. 그래서 나 야훼가 너를 구원할 줄을 알고,
야곱의 강하신 이가 너를 건져 낸 줄을 알게 되리라.
17. 내가 놋쇠 대신 금을 들여 오고 쇠 대신 은을 들여 오리라. 재목 대신 놋쇠를 들여 오고 돌 대신 쇠를 들여
오리라. 평화가 너를 다스리게 하고 정의가 너를 거느리게 하리라.
18. 다시는 너의 나라 안에서 횡포한 일이 벌어졌다는 말이 들리지 않을 것이며, 침략자와 파괴자가 침입하였
다는 말도 들리지 않으리라. 너는 너의 성벽을 "구원" 이라 이름지어 부르고 너의 성문들은 "찬양" 이라
이름지어 부르게 되리라.
19. 낮에는 해가 너를 비출 필요가 없고 밤에는 달이 너를 비출 필요가 없으리라. 야훼가 너의 영원한 빛이
되고 너의 하느님이 너의 영광이 되리니
20. 다시는 너의 해가 지지 아니하고 너의 달이 다시는 스러지지 아니하리라. 야훼가 너의 영원한 빛이 되리니
다시는 곡하는 날이 오지 아니하리라.
21. 너의 백성은 모두 올바르게 살아 영원히 땅을 차지하리라. 너의 백성은 내가 심은 나무에서 돋은 햇순이요
내가 손수 만든 나의 자랑거리다.
22. 가장 보잘 것 없는 자가 천 명으로 불어나고 가장 하잘 것 없는 자가 강대한 민족을 이루리라.
나 야훼가 제 때에 지체없이 이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