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7.10.02) - 수호천사 기념일

2007. 10. 2. 오전 8:13:36

글자
2007년 10월 2일 수호천사 기념일

제1독서 탈출기 23,20-23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0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21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가 너희 죄를 용서하지 않으리니, 그를 거역하지 마라. 그는 내 이름을 지니고 있다. 22 너희가 그의 말을 잘 들어 내가 일러 준 것을 모두 실행하면, 나는 너희 원수들을 나의 원수로 삼고, 너희의 적들을 나의 적으로 삼겠다. 23 나의 천사가 앞장서서 너희를 아모리족, 히타이트족, 프리즈족, 가나안족, 히위족, 여부스족이 사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나는 그들을 멸종시키겠다.”



복음 마태오 18,1-5.10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이번 주일에 저를 당황스럽게 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성당 옆의 아파트에 사시는 주민 한 분이 오셔서 성당에서 나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작년 말에 부임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러한 항의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성당에서 소리가 나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사과를 하고 주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요. 그런데 이분은 술을 많이 드신 상태에서, 다짜고짜 지금 당장 방음벽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또한 제가 약속 시간(이 약속시간이란 9시 미사를 10시 넘어서 끝났다는 것이지요. 10시쯤 끝난다고 해서 10시 맞춰서 왔는데 10시 10분쯤 끝났다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네요)을 어겼다는 억지만을 부리는 것입니다.

좋게 말을 하려고해도 술 취하신 분과의 대화는 잘 되지 않더군요. 따라서 저 역시 언성을 높이게 되었고,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에 언젠가 어떤 신부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미사 끝나고서 신자들과 인사하러 밖으로 나왔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는 내 멱살을 잡고 항의를 하더라. 그런데 이 사람을 말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야. 그냥 꼼짝 없이 망신을 당했지. 교우들에게 어찌나 서운하던지…….”

저 역시 이러한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형제님들이 와서는 저를 막고 이분과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자매님들은 제게 와서 “신부님, 얼른 피하세요. 저런 사람 상대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저를 지켜주십니다.

역시 우리 본당 신자들은 달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본당 신자들이 다 천사처럼 보이는거에요. 저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수호천사 말이지요.

오늘 우리들은 수호천사 기념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는 사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천사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천사는 단순히 날개가 달리고 새하얀 옷을 입고 있는 영적 존재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각자도 그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면 또 하나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러한 우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것저것 계산하는 어른의 생각이 아니라,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천사가 별 건가요? 나 혼자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기쁘게 함께 나누려는 모든 사람, 어렵고 힘든 순간에 지켜주기 위해서 앞에 서 주는 분들이 바로 천사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곁에는 얼마나 많은 수호천사들이 있나요? 그런데 문제는 내 곁에 많은 수호천사가 있기를 바라면서 정작 나는 그 수호천사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을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수호천사가 되세요.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글('좋은 글' 중에서)

화는 마른 솔잎처럼 조용히 태우고
기뻐하는 일은 꽃처럼 향기롭게 하라

역성은 여름 선들바람이게 하고
칭찬은 징 처럼 울리게 하라

노력은 손 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성은 발 처럼 가리지 않게 하라

인내는 질긴것을 씹듯 하고
연민은 아이의 눈처럼 맑게 하라

남을 도와주는 일은 스스로 하고
도움 받는 일은 힘겹게 구하라

내가 한 일은 몸에게 감사하고
내가 받은것은 가슴에 새기고

미움은 물 처럼 흘려 보내고
은혜는 황금 처럼 귀히 간직하라

시기는 칼과 같아 몸을 해하고
욕망이 지나치면 몸과 마음 모두 상하리라

모든일에 넘침은 모자람 만 못하고
억지로 잘난척 하는것은 아니함만 못하다

사람을 대할 때 늘 진실이라 믿으며
절대 간사한 웃음을 흘리지 않으리니

후회하고 다시 후회 하여도
마음 다짐은 늘 바르게 하리라

오늘은 또 반성하고 내일은 희망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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