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7.08.12) - 연중 제19주일 다해

2007. 8. 12. 오후 2:22:18

글자
2007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 다해

제1독서 지혜서 18,6-9

6 해방의 날 밤이 저희 조상들에게는 벌써 예고되었으니, 그들이 어떠한 맹세들을 믿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용기를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7 그리하여 당신의 백성은 의인들의 구원과 원수들의 파멸을 기대하였습니다. 8 과연 당신께서는 저희의 적들을 처벌하신 그 방법으로 저희를 당신께 부르시고 영광스럽게 해주셨습니다.
9 선인들의 거룩한 자녀들은 몰래 희생 제물을 바치고,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법에 동의하였습니다. 그 법은 거룩한 이들이 모든 것을 다 같이, 성공도 위험도 함께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 벌써 조상들의 찬미가들을 불렀습니다.


제2독서 히브리서 11,1-2.8-19

형제 여러분,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2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8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난 것입니다.
9 믿음으로써, 그는 같은 약속의 공동 상속자인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머무르면서, 약속받은 땅인데도 남의 땅인 것처럼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10 하느님께서 설계자이시며 건축가로서 튼튼한 기초를 갖추어 주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1 믿음으로써, 사라는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인인 데다 나이까지 지났는데도 임신할 능력을 얻었습니다. 약속해 주신 분을 성실하신 분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12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서, 그것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서 하늘의 별처럼 수가 많고 바닷가의 모래처럼 셀 수 없는 후손이 태어났습니다.
<13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14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15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16 그러나 실상 그들은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라고 불리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도성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7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이사악을 바쳤습니다.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이 외아들을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18 그 외아들을 두고 하느님께서는 일찍이, “이사악을 통하여 후손들이 너의 이름을 물려받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9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죽은 사람까지 일으키실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사악을 하나의 상징으로 돌려받은 것입니다.>


복음 루카 12,32-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32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
33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 34 사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42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43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여름에 본당에서는 많은 캠프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교리교사, 청년……. 어제는 우리 본당 청년들이 MT를 안면도로 떠났습니다. 저는 며칠 전부터 이것저것 열심히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였고, 또한 50명이 넘는 많은 청년들이 함께 간다는데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시간, 이로써 본당의 더 큰 발전을 가져올 테니까요.

그런데 직장인인 청년들이 많아서 주말밖에 시간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제가 청년 캠프에 함께 할 수가 없네요. 왜냐하면 저에게 있어서 주말은 많은 미사와 행사로 인해서 본당을 비울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혹시 청년들이 고리타분한 제가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주말로 시간을 정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문득 남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놀부 심보가 제 마음에 생기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청년들에게 이야기하곤 했지요.

“이번 MT. 재미있을 것 같지? 내가 안 가는데 재미있겠냐? 아마 MT 기간 내내 비가 올꺼고, 천둥번개가 쳐서 민박집에 불이 나가서 아무것도 못할 꺼야. 너희들 알지? 하느님께서 내 기도 잘 들어주신다는 거. 내가 오늘부터 밤낮으로 기도할 꺼다.”

제가 이렇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설마 이런 기도를 바쳤겠습니까? 좋은 시간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하나 되어서 본당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글쎄 정말로 주말에 비가 온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저는 그냥 농담으로 말한 것뿐인데, 정말로 비가 많이 오고 지역에 따라 천둥 번개를 동반한다고 일기예보에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비가 온다면 청년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이렇게 비가 오는 것, 다 본당 신부 때문이야. 자기 못 간다고 어떻게 그런 기도를 바칠 수가 있어?’하면서 저를 욕하지 않겠습니까? 괜히 말 잘 못했다는 후회와 함께 시간 날 때마다 좋은 날씨를 달라는 기도를 바칠 수밖에 없었지요.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못된 말을, 즉 후회할 말을 참으로 많이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해서 상대방에서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주었던 적도 상당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을 텐데, 그 순간에는 왜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러한 말씀을 전해 주십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종말에 대한 준비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작은 사랑의 실천 하나하나가 종말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내 가족 안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없도록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는 것, 지금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주님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나의 것을 함께 나누는 모습들……. 그 모든 사랑 담긴 모습들이 바로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요? 혹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채운 다음에 남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니지요?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채워지는 날은 절대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빈말이라도 나쁜 말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



행복한 유산('좋은 생각'중에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진한 감동을 준다. 이런 기부 문화가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거나 가진 것이 적어도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세 보증금 400만원과 100만원이 든 저금통장을 자신이 죽은 뒤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김화규 할머니를 '행복한 유산' 캠페인 4호로 지정했다. 행복한 유산은 죽은 뒤에 유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제도다.

김 할머니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형편이 여의치 않지만 이와 같은 큰 결심을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신문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할머니가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을 보고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도울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지. 나처럼 혼자 사는 노인이나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어."

이 밖에도 전세 보증금 1,500만원을 죽은 뒤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할머니를 비롯해 충청도의 3억원대 땅을 내놓은 익명의 기부자 등 행복한 유산을 남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가 가진 많은 것 가운데 몇 개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은 보다 쉬울지 모르나 적게 가졌음에도 나의 것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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