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7.05.13) - 부활 제6주일 다해

2007. 5. 13. 오후 12:46:41

글자
2007년 5월 13일 부활 제6주일 다해

제1독서 사도행전 15,1-2.22-29

그 무렵 1 유다에서 어떤 사람들이 내려와,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고 형제들을 가르쳤다. 2 그리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 두 사람과 그들 사이에 적지 않은 분쟁과 논란이 일어나, 그 문제 때문에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신자들 가운데 다른 몇 사람이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올라가기로 하였다.
22 그때에 사도들과 원로들은 온 교회와 더불어, 자기들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뽑아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 안티오키아에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뽑힌 사람들은 형제들 가운데 지도자인 바르사빠스라고 하는 유다와 실라스였다. 23 그들 편에 이러한 편지를 보냈다.
“여러분의 형제인 사도들과 원로들이 안티오키아와 시리아와 킬리키아에 있는 다른 민족 출신 형제들에게 인사합니다.
24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에게서 지시를 받지도 않고 여러분에게 가서, 여러 가지 말로 여러분을 놀라게 하고 정신을 어지럽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5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을 뽑아 우리가 사랑하는 바르나바와 바오로와 함께 여러분에게 보내기로 뜻을 모아 결정하였습니다. 26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27 우리는 또 유다와 실라스를 보냅니다. 이들이 이 글의 내용을 말로도 전할 것입니다. 28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9 곧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제2독서 요한묵시록 21,10-14.22-23

10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11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 12 그 도성에는 크고 높은 성벽과 열두 성문이 있었습니다. 그 열두 성문에는 열두 천사가 지키고 있는데,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13 동쪽에 성문이 셋, 북쪽에 성문이 셋, 남쪽에 성문이 셋, 서쪽에 성문이 셋 있었습니다. 14 그 도성의 성벽에는 열두 초석이 있는데, 그 위에는 어린양의 열두 사도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22 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23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복음 요한 14,23-29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 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28 ‘나는 갔다가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29 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어느 여성잡지에서 “우리나라 남편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1위의 영예는 “이웃집 남편”이라고 하네요.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설문에 참여한 한 남성이 그 이유를 이렇게 대변했습니다.

“참, 기가 차서! 집사람 말을 들어보니까 우리 옆집 남편은 돈도 잘 벌어오고, 인간성도 좋고, 날이면 날마다 부인한테 비싼 옷도 덥석덥석 사주고, 집안일도 척척 해내고, 게다가 아이들 교육에다 처갓집 일도 꼼꼼히 챙겨주는 걸 잊지 않는다니 얄밉지 않습니까? 집사람 말을 들어보면, 아무리 이사를 다녀도 우리 옆집엔 꼭 그런 남자만 산다니까요!”

우리들이 미워하는 사람,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끔 하는 사람들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요?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일까요?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근처에 있는 사람, 그리고 나와 어느 정도의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이 바로 그 미움의 대상이며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끔 하는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기에 사랑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사랑을 항상 멀리서만 찾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첫날 숙소는 특급 호텔이었습니다. 물론 제 돈 내고 들어갔던 곳이 아니라, 우리 본당 교우분이 숙소를 잡아주셔서 난생처음 들어갔던 호텔이었습니다. 좋기는 좋더군요. 방도 널찍하고 고급스럽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바가 있어서 먹을 것과 생필품이 즐비합니다. 저는 물 한 잔 마시기 위해서 냉장고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각종 음료수가 가득했습니다. ‘역시 특급 호텔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생수병을 꺼냈는데, 문득 호텔의 냉장고 안에 있는 음료수는 나중에 퇴실할 때 계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조그마한 책상 위에 놓여있는 종이를 펼치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 한 병(500ml)에 2,500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세금이 빠진 것이랍니다. 세금을 포함시키면 3,000원입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호텔에 치약도 없습니다. 그래서 치약을 하나 사려고 하니 6,000원입니다.

둘째 날, 저희는 허름한 민박집에서 묵었습니다. 4명이 하룻밤 묵는 가격이 30,000원. 그런데 물도 보리차에 얼음 동동 띄워서 주십니다. 욕실에 가보니 치약도 있습니다. 또한 빨래도 해주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공짜라는 것이지요. 겉으로는 화려한 호텔입니다. 하지만 정이 더 가고 잘 묵었다고 생각되는 곳은 이 허름한 민박집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찾고 있는 사랑도 이렇게 화려한 곳에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서 실천하는 사랑이 아닌, 먼 곳에서만 바라보는 엉뚱한 사랑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말은 어떤 말일까요? 바로 사랑을 실천하라는 말입니다. 그것도 화려하고 먼 곳에서만 찾는 사랑이 아니라, 가까운 나의 이웃에서부터 실천하라는 사랑입니다.

지금 그러한 사랑의 실천을 제대로 하고 있나요?


가족에게 특별한 사랑을 해봅시다.



존중하는 마음('행복한 동행' 중에서)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이탈리아 수상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 일이다.

그녀가 찾아갔을 때 마침 수상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는 굉장히 바빴다. 시오노 나나미는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수상을 만났지만 그의 일정이 너무나 바쁜 나머지 공식적인 접견실까지 이동할 시간조차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수상의 사무실에서 짧은 시간동안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때 시오노 나나미는 수상의 상냥하고 배려 깊은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

수상은 먼저 시오노 나나미가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비서에게 인터뷰 중에는 절대 전화 연결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또한 불편한 점이 없도록 극진히 대접하며 이런 말을 했다.

"단 10분을 쓰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당신에게만 집중하겠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에게 큰 실례를 저지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 수상은 전혀 거만하지 않은 따뜻한 태도로 지혜롭게 대처했고, 더불어 시오노 나나미의 마음까지 얻었다.

누구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에게 집중해 주길 원하고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한다. 존중의 시작은 공감이다. 상대의 감정과 사고를 충분히 이해하고 나누는 것, 그리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 진정한 카리스마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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