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책을 읽는 게 참 힘들어졌습니다.
글자들이 낱낱이 흩어져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들어 읽는 책이 주로
영성이나 묵상 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 사는 이야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피하는 건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그러던 중에 모처럼 청소년 소설이 나왔다고 해서 책을 펼쳤습니다.
책 안의 그림들이 참 따뜻합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 안에서 따뜻한 바람이
제 안에 훅~ 들어왔다고 할까요?
암튼 그림을 보다가 글을 마음에 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요즘의 우리 이야기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의 마음 한 조각, 아니 두세 조각쯤은
상처로 까칠해진 아픔을 만나게 합니다.
그러나 그 상처가 고통만을 가져다주는 건 아닙니다.
상처 덕분에 만나게 되는 따뜻한 손길도 있고, 쉼도 있습니다.
상처만을 바라보면 아프고 화도 나고,
부는 바람에도 쓰라려 눈물이 찔끔 나지만
가만히 상처를 바람에 내놓으면
바람도 햇살도 그리고 따뜻한 누군가의 손길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곤 어느새 상처의 아픔보다 내 안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바람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들 이야기이지만 어른들이 만들어 준 상처이고,
또다시 어른들이 보듬어준 사랑입니다.
몸과 마음에 패인 한 조각 상처,
저의 사랑 한 방울과 당신의 믿음 한 움큼으로
따스한 봄 햇살 같은 이야기를 살포시 전해드립니다.
지금 사춘기가 오고 있는 저희 딸에게 선물해야겠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 빈란엔
"이미 생긴 상처의 흔적이나 혹여나 지금 겪고 있을 상처들...
앞으로 성장하면서 생길 몸과 마음의 상처들을
쓰라리지 않게 호호~하고 불어주고 보듬어즐 따뜻한 바람이고 싶단다.
우리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는 그런 쉼이고 싶단다."
바람만 불면 쓰라린, 내 안의 상처들을 읽는다.
2012. 6. 4. 오전 11:05:42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