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가시

2013. 3. 12. 오전 12:10:51

글자
탱자나무 가시

사순절을 보내며 가시관을 만들었습니다.
탱자나무 가시가 손가락에 박혔는지 아프고 불편합니다.
몇 번 가시를 뽑았는데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바늘을 들고 한참을 끙끙거리다 작은 가시를 찾아냈습니다.
정말이지 아주 작은 가시였습니다.

이처럼 작은 가시가 고통을 주고 불편하게 합니다.
평소에는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는데 가시에 박히고 보니
언제나 성실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 한없이 고맙기만 합니다.
열 손가락의 소중함을 잊고 살다가 가시로 인해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사순 시기만이라도 예수님의 사랑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멀리 계신 할아버지가 키우신 탱자나무 가시관을 만들면서 참 많은 기도를 올렸습니다.

가시에 찔릴 때마다 저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억센 가시나무를 동그랗게 구부리면서 온유하지 못한 마음을 반성합니다.
마침내 기도와 탱자나무가 하나가 되어 가시관이 되었습니다.

가시관을 바라보며 깊이 반성합니다,
사순절 동안 모난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깁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손이 되었으면 합니다.

 
- 성바오로딸 수도회, 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