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천주가사: 삼세대의 - 상

2001. 7. 1. 오전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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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가사, 신앙선조의 숨결 찾아 6] '삼세대의' - 상

 

 

      남녀교우 형님네야 이내말씀 들어보소

      역려같은 이세상에 이슬같이 스러지네

      죽음에는 노소없고 죽는기한 모르나니

      보배같은 이세상을 어찌하여 허송하며

      만물중에 으뜸되어 알본분이 없단말가

      하늘내어 덮으시고 땅을내어 실으시며

      일월내어 밝게하고 만물내어 양육하니

      어찌하여 주재되어 우리상벌 없을소냐

      투미할사 사람이여 아득히도 모르도다

      무시무종 천주께서 무슨권능 없을소냐

      천지만물 일월성신 육일창조 하신후에

      천당으로 궁궐삼아 구중천에 자립하니

      높고높은 천신이여 흠숭함도 한이없다

      무슨낙이 부족하여 반시각에 범명하노

      애달도다 천신이여 저형벌을 어찌할꼬

      주의의노 혁혁하여 천당밖에 내치시니

      애고답답 설움이여 무슨일로 범명인고

      천신위는 어디가고 마귀탈이 무엇이며

      빛난영광 어디가고 침침야색 무슨일고

      한을하고 원을한들 어찌하여 갚을소냐

      아담에와 만드실제 흙덩이로 체를지어

      영혼들라 명하시니 명령대로 남자되매

      취한잠을 재운후에 늑골하나 빼어내여

      여인마저 만드시니 건장하고 슬기있네

      주의공이 각별하여 자주장을 주신후에

      생명하라 생명과요 시험하라 선악과라

      이실과를 주신후에 엄명으로 경계하니

      간교로운 마귀계교 배암에게 숨어있어

      없는정을 자아내며 에와에게 묻는말이

      이실과는 무엇이며 저실과는 무엇이오

      이실과는 생명과요 저실과는 선악과라

      생명과는 먹고살고 선악과는 범계로다

      어찌하여 범계더냐 천주친히 말씀중에

      이실과를 따먹으면 엄한벌을 당하리라

      주의훈계 이러하니 못따먹는 연고로다

      마귀배암 하는말이 주의말에 속앗도다

      그런연고 아니로다 이실과를 따먹으면

      주능력과 같은고로 못따먹게 함이로다

      넘어가네 넘어가네 배암에게 넘어가네

      따는구나 따는구나 선악과를 따는구나

      먹는구나 먹는구나 선악과를 먹는구나

      애달도다 원조아담 주의벌을 어찌할고

      받는구나 받는구나 주의벌을 받는구나

      무섭도다 무섭도다 주의의노 무섭도다

      내치시네 내치시네 지당밖에 내치시네

      슬프도다 슬프도다 어디가서 정원할까

      통회없이 죽는다면 가는곳이 지옥이라

      통회하나 남았으니 주대전에 빌어보세

      <뒷부분 생략>

 

<해설>

 

민극가(1787-1840, 스테파노) 성인의 작품으로 밝혀진 '삼세대의'는 총 287구로 된 장편가사다. 이본에 따라서는 '보세만민책'이나 '권선피악가'라고도 불린다. 교회 내에 10여종의 이본(異本)이 전해지는 것으로 미루어 '사향가'와 함께 가장 많이 불려진 천주가사로 보인다. 비신자를 염두에 둔 '사향가'에 비해 '삼세대의'는 신구약 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반 신자들의 신앙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창작됐다는 점이 다르다. 이처럼 심도 있는 교리가 19세기 중반 가사 형식으로 창작됐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일반 신자들의 수용이 신속했고, 한편으로는 천주교 신앙이 이미 생활 속에 파고들어 우리의 것으로 육화돼 있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가사의 저자인 민극가 성인은 특히 교리지식이 해박해 많은 교회서적을 필사,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이 같은 사실은 그의 대자였던 김성서의 아내 함 막달레나의 증언으로 밝혀지고 있다. 적극적인 전교활동과 자선 사업으로 회장에 임명돼 활동하기도 한 성인은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서울 근교의 교우집에서 체포돼 1840년 1월 30일(음력 1839년 12월 26일) 교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1925년 7월 5일 시복됐고, 1984년 5월 6일 시성됐다.

 

현대어역 및 해설 김영수(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

 

<평화신문, 632호(2001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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