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성 김대건 신부 얼굴 복원상 공개
[사진설명] 가톨릭대 의대 해부학교실 복원팀이 20개월에 걸쳐 김대건 성인의 두개골 사진과 계측치를 토대로 제작 복원해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상'. 성인상은 3벌로 만들어져 명동성당과 가톨릭대 신학대, 절두산순교박물관에 각각 소장된다. <백영민 기자>
가톨릭대 의대 해부학교실이 2년간에 걸쳐 추진해온 김대건 신부의 얼굴 청동상 복원작업이 완료돼, 6월22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얼굴 복원 결과 학술보고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본당(주임신부 백남용)이 가톨릭대에 의뢰, 머리뼈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20개월에 걸쳐 복원된 김 신부의 얼굴은 이마가 직각에 가깝게 곧추서 있고 아래턱의 발달로 갸름한 얼굴이며, 광대뼈도 옆으로는 발달됐지만 앞으로는 튀어나오지 않아 긴 머리형의 서구적인 모습이다. 복원상은 당시의 복식을 참조, 상투를 한 머리 형태로 만들어졌고, 머리뼈 사진에 비추어 머리의 뒤통수가 납작하지 않고 동그란 머리형으로 제작됐다. 체질인류학적 관점에서 김 신부는 한국인의 특징인 납작한 머리형에 속했고 앞뒤의 길이가 길어 머리높이와의 비교에선 높지 않은 보통머리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완성된 얼굴상은 71년 가톨릭대 의대가 촬영한 머리뼈 사진과 계측치를 복원의 중요자료로 삼아 김 신부의 마른 신체조건과 유사한 한국인 163명(21-26세)의 자료를 참고한 뒤 머리뼈의 복제본을 만들고 여기에 기름을 반죽한 점토를 붙여나가는 과정을 거쳐 제작됐다. 복원에는 가톨릭대 의대 해부학교실과 건국대 의대, 연세대 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각가 구본주씨 등이 참여했다.
이번에 제작된 김 신부 청동상 3벌은 명동본당과 가톨릭대 신학대, 절두산순교박물관에 각각 소장되며, 이와는 별도로 이번 청동상 복원을 토대로 제작한 '성 김대건 상'이 오는 9월 1일 명동대성당 제대 왼쪽벽 상단에 봉안된다.
이번 복원은 당초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 있는 김 신부의 머리뼈를 꺼내 3차원 디지털 스캐너나 CT 화상으로 컴퓨터에 입력한 후 복제본을 만들어 복원하려 했으나 금속으로 된 보관함을 개봉하기 어려워 직접 촬영을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종태(요셉, 서울대 명예교수)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장은 이날 "실제 두개골을 활용해 100% 완벽한 얼굴을 복원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에 만들어진 김대건 신부의 얼굴이 '진짜'라고 오인하거나 이것만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표현의 한계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승호 가톨릭대 의대 조교수는 이에 대해 "이번에 복원한 김대건 성인의 얼굴에 대한 착오를 줄여나가다 보면 정말 완전한 모습에 가까워질 수는 있겠지만 이 복원상이 성인의 표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복원을 토대로 정말 성스러운 성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옥균 주교는 이날 "김대건 성인의 얼굴 복원이 성인 순교자들을 공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가능하다면 김대건 성인의 전신상도 복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신부의 두상 복원작업은 지난 97년 11월 서울교대 조용진 교수가 성인의 두개골 사진과 계측치를 활용, 복원한 이래 이번이 두번째다.
<평화신문, 633호(2001년 7월 1일), 오세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