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저녁 한 사제가 길을 걷고 있는데 허름한 집 창문으로 따스한 불빛과 함께 여러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끊이지 않는 웃음 소리에 길가로 난 창문 틈으로 살짝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곳엔 두 살배기 아기가 재롱을 피우고 있었고 온 가족은 빙 둘러앉아 저마다 가장 행복한 얼굴로 답하고 있었습니다. ‘저리도 재미있을까?’ 사제관으로 돌아온 신부님은 아까 보았던 그 가족들처럼 베개를 아이삼아 앞에 두고 어르고 깍꿍! 하며 온갖 노력을 다해 보았지만 하나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헛웃음조차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피정 중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가정에 있어서 새로 태어난 생명은 창조주께서 내려주신 가장 큰 선물이며 신비 그 자체입니다.
그동안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의 가치관이 너무도 많이 변했습니다. 특히 성공이라는 것을 경제적인 부와 명성을 얻는 것으로만 생각하게 되었고, 소득의 가치에 쏠린 무게중심은 사랑과 생명의 가치에 소홀이 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2005년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08명으로 세계최하위 수준이라고 하며 이혼율과 낙태율 또한 세계에서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출산 문제의 원인을 살펴보면 늦은 결혼과 출산,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보육시설의 부족, 과도한 보육 및 사교육비 부담, 그리고 보육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 편하게 살고픈 인간욕구의 팽배, 태아 성차별에 의한 낙태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와 같이 저출산 원인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통해 우리사회의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의 심각성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부사랑은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며 또한 자녀는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라고 교회는 전통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은 인간 생명이 잉태되고 태어나서 자라는 기초 공동체이며, 부모는 자식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자식은 또 하나의 가정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깨달아 전하게 되고, 그 사랑 속에 자란 자녀는 이웃을 사랑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각자 자신을 조금씩 희생하여 태어난 생명이 잘 양육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당신 자신을 희생하셨듯이 우리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답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어 줍시다.
-정기수 스테파노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