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정호신부님] 2007.07.05

2007. 7. 5. 오전 9:04:57

글자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오늘 우리는 복음 속에서 기적을 목격합니다. 중풍병자가 병에서 낳음을 받는 장면이 우리 앞에 영화처럼 그려집니다.
 
그러나 이 중풍병자는 다른 병자들처럼 그리 쉽게 낳음을 받지 못합니다. 결과는 그가 일어나 그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는 것으로 끝나지만 저에게는 그 결과가 왠지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의 기적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중풍병자가 예수님 앞에 나올 때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 의해 뉘인채로 예수님 앞에 나옵니다. 예수님은 그 상황을 배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십니다.
 
복음은 예수님의 눈에 중풍병자의 모습만 드러난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셨다고 합니다. 아픈 이와 그를 구하기 위해 함께 온 사람들 말입니다. 그리고 내내 가슴에 와 닿는 말씀으로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복음의 내용에는 이 말씀에 시비를 걸어오는 이들과 그래서 그들과 입씨름을 하시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사람들은 어찌 사람이 죄를 용서할 수 있는가하고 시비를 걸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용서하는 것과 한 사람을 낳게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쉽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사람을 용서하는 권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중풍병자는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의 침상을 들고 홀로 걸어갑니다.
 
우리는 이것을 기적이라 부릅니다. 중풍병자는 멋지게 자신에게 내려진 천형을 이겨내고 회복합니다. 거기에 사람들은 또 열광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이 기적도 사람들의 찬양도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 깊이 남겨집니다. 중풍병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저는 이 이야기에서 숨겨져 있는 참 기적을 느낍니다. 그것은 예수님께 중풍병자가 오는 순간 그를 데려온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사랑의 기운입니다. 병에 걸린 이를 죄인이라 부르는 사람들 사이에 그를 돕고자 하는 이들을 보시며 예수님이 이 말씀을 던지신 것은 이미 그의 장애는 그 사람들에 의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중풍병자에게 세상은 장애보다 죄인으로 내몰리고 버려지는 소외감이 더 큰 장벽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에게서마저 버림을 받은 자로 내 몰리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그를 들어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고맙고 행복한 장면입니다.
 
바로 그리스도가 아픈 이들에게 다가가시며 나누신 손길과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앞에 그런 이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래서 중풍병자에게 용기를 내라시며 이미 그가 죄인이 아님을 선언하십니다.
 
사실 중풍병자에겐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랑받는다는 것.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함께 왔던 그가 사람들 사이에 홀로가는 모습이 그래서 저에겐 안쓰럽게만 보입니다. 기적이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엔 필요치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주님 기적의 내용은 모든 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는 것, 곧 정상이 되는 광경이 전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풍병자의 치유의 신기함이 그를 예수님 앞에 데려온 사람들의 사랑보다 더 크게 보이십니까? 
 
사람들이 예수님께 용서에 대해 시비를 걸던 그 순간, 하느님을 감동시킨 중풍병자를 데려온 사람들의 정성은 사람에게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들이 용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 순간 용기와 용서와 사랑을 주신 하느님의 마음도 무너져 내림을 느낍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주님을 울리는 사랑을 합시다. 우리 서로 말입니다.

 -정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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